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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화재, CCTV 속 수상한 남성 포착…실화 가능성 수사

경복궁 삼비문 화재가 자연발화가 아닌 실화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화재 발생 20분 전 현장 인근 CCTV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남성을 포착했으나, 그는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지난달 28일 새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삼비문에서 발생한 화재가 자연발화가 아닌 실화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화재 발생 약 20분 전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 약 1분간 머물렀던 남성을 포착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해당 지역이 나무에 가려진 사각지대여서 남성의 구체적인 행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연기가 처음 피어오른 시점은 화재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오후 4시경으로 파악됐다. 이는 국가유산청이 초기에 발표한 내용과 상당한 시간 차이가 난다. 국가유산청은 당초 화재가 새벽 5시 30분쯤 발생했으며, 야간 안전경비원이 이를 발견해 15분 만에 자체 진화한 후 소방에 신고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경찰의 CCTV 분석으로 화재 발생 시점이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초기 대응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해당 남성의 신원을 특정했으나, 그는 이미 같은 날 새벽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성의 국적을 포함한 신상정보에 대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은 CCTV 영상 원본에 대한 보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해외 출국한 남성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수사 협력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 현장에서 인화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화재로 인해 증거가 완전히 타 없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방화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시사한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 현장 감식 자료, 과학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2008년 발생한 숭례문 방화 사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면서 국가 문화유산의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당시 70대 남성이 토지 보상 문제에 불만을 품고 숭례문 누각에 침입해 시너를 뿌린 후 불을 붙여 국보 제1호를 전소시킨 바 있다. 그 방화범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2018년 만기 출소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모든 곳에 화재감지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넓은 공간을 적은 인력으로 관리하다 보니 부족함이 있었다"며 "미비점을 보완해 화재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복궁을 포함한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보안 강화와 감시 체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