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양도세 유예 5월 9일까지 확대, 제약·바이오 공시 투명성 강화 나선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까지 유지하면서 토지거래허가 신청만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동시에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불투명한 공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며, 삼천당제약 사태를 계기로 공시 기준 강화와 제재 수위 상향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한을 5월 9일로 유지하면서 토지거래허가 신청만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주택 매매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차원이다. 정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을 발표했으며, 이번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 중과 유예의 핵심은 토지거래허가 신청 시점으로 변경된 점이다. 기존에는 매매계약 체결을 기준으로 했으나, 이제는 5월 9일까지 시·군·구청에 토지거래허가만 신청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완화 조치는 최근 토지거래허가 신청 증가와 지역별 허가처리 속도의 차이, 그리고 시·군·구청의 평균 심사 소요기간인 15영업일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심사 기간을 감안해 4월 17일을 사실상 신청기한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5월 9일까지 신청분을 인정함으로써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매도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적용 기준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받은 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조정대상지역 지정 시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의 주택은 4개월 이내인 9월 9일까지 양도해야 하며, 지난해 10월 16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 주택은 6개월 이내인 11월 9일까지 양도하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다주택자가 제3자에게 임대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계약상 최초계약종료일까지 유예된다.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전입신고 의무도 유예되어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1개월 중 늦은 시점까지 전입을 미룰 수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도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게만 실거주 의무 유예를 적용한 점에 대해 1주택자 역차별 해소를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현재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 낀 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매물 증가 효과가 있는 반면 한시적으로 갭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구체적인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불투명한 공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코스닥 상장사 삼천당제약의 주가 급락 사태를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계약 부풀리기와 불투명한 공시가 시장의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공시 개선 TF의 첫 회의를 열고, 기업들이 엄격한 정식 공시를 피하고 호재성 정보를 먼저 흘리는 관행을 개선하는 문제를 주요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신약 개발 계획과 실제 역량 사이의 괴리를 줄일 수 있도록 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과장 공시에 대한 제재 수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높이는 등 형식에 머물러 있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 사태는 이러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이 2월 정식 공시 절차를 밟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제품의 해외 실적 전망을 배포한 점을 문제 삼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국 업체와의 라이선스계약도 상대방을 비공개하고 파트너사 수익의 90%를 수령한다는 이례적인 배분조건을 내세워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그 결과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118만4000원까지 올랐다가 9일 50만4000원까지 하락하는 급락 사태가 발생했다. 전인석 대표의 2500억원 규모 대주주 지분 매각 발표와 이후 철회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으며, 단기간에 주가가 절반 이하로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제약·바이오 업계의 공시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바이오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인력이나 임상 단계별 투자 방안 등 구체적인 역량 관련 공시는 투자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및 투자 역량 관련 공시가 강화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사측이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와 연구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증권가 리서치 업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객관적인 보고서 발간이 줄어들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어 궁극적으로 투자자 피해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