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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전 오월드 8년 만에 또 맹수 탈출… 구조적 문제 방치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퓨마 탈출 사고 이후 8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오월드의 구조적 문제와 관리 부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의 동물원 오월드에서 사육 중이던 늑대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퓨마 탈출 사고 이후 8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반복된 것으로, 동물권 단체들은 오월드의 구조적 문제와 관리 부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경찰 특공대, 엽사 등이 동원되어 수색 작업을 벌이는 한편, 소방당국은 드론을 투입해 열화상 카메라로 위치 파악에 나섰다.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경 2살 수컷 늑대 '늑구'는 오월드 늑대 사파리 구역의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발견 당시 늑구는 오월드 뒤편 보문산 일대에서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늑대는 활동 반경이 최대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당국은 귀소 본능을 활용해 사파리로 다시 유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수색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018년의 퓨마 탈출 사고는 오월드의 관리 부실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당시 보조 사육사가 혼자 사육장에 들어가 청소를 한 뒤 2개의 출입문 중 안쪽 문을 잠그지 않은 채 나왔고, 오월드 측은 사고 발생 8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퓨마 4마리 중 1마리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마취총을 사용해 생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탈출 약 14시간 만에 사살되었다. 이후 실시된 특별감사에서는 퓨마 사육장 출입 시 반드시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는 규칙을 어긴 점, 폐쇄회로 텔레비전 2대가 모두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된 점 등 전반적인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오월드는 1개월 폐쇄 처분을 받았고,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은 중징계를 받았다.

사고 이후 오월드는 울타리 높이 보강, 출입문 이중 설치, 추가 CCTV 설치 등 개선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8년 만에 유사한 사고가 재발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사고가 오월드의 근본적인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동물의 생태와 행동을 고려하지 않은 시설, 지속적으로 드러난 관리 허점, 동물을 전시 대상으로 소비하는 산업구조가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도 "동물의 생태에 맞지 않는 사육 환경과 지속적인 번식으로 개체 수를 늘리면서도 적은 인력으로 관리하는 등 근본적인 운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초동 대처 문제도 드러났다. 오월드는 탈출 후 약 1시간 동안 자체 수색을 진행하다가 오전 10시 34분이 되어서야 당국에 신고했다. 이로 인해 생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맹수 탈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설 개선뿐 아니라 동물의 생태 특성을 존중하는 사육 환경 조성, 충분한 인력 확보, 신고 체계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