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미국 국방장관은 이란과의 휴전 합의 직후 "결정적 승리"를 선언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미군이 이란의 방공 시스템과 드론·미사일 시설을 광범위하게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의 군사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직후 미국 국방부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8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엄한 분노" 작전을 "전장에서 거둔 역사적이고 압도적인 승리"라고 선언했다. 그는 양국이 휴전에 합의한 7일 이란 내 목표물 800개 이상을 타격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했던 최후통첩 시한을 12시간가량 앞두고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군사시설 50곳을 비롯해 주요 교량과 철도 등 기반시설에 대한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 군부는 이번 작전의 규모와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강조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38일 동안의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 시스템 80%, 드론 저장 시설 800곳, 탄도미사일 저장 시설 450곳과 함선 150척 이상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란의 산업 기반이 파괴됐으며 재건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현재로써는 국방부의 역할이 끝났다면서도 휴전 기간 동안 미군이 중동 지역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포함해 "이란이 이번 휴전을 준수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군부의 주장과 달리 이란의 군사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여전히 매일 탄도미사일 15~30발과 50~100대의 편도 공격 드론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미군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 정보당국은 이번 전쟁으로 파괴된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이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그 절반 정도가 온전한 상태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는 미국 군부의 낙관적 평가와 상당한 괴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란의 군사적 위협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국방장관은 회견에서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제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약 440킬로그램의 고농축 우라늄을 내놓으라고 촉구했으며, 미군이 이란 이스파한의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수작전 부대를 파견해 우라늄을 압수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휴전 합의 이후에도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이번 미·이란 간 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상당한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시작된 전쟁 기간 이란에서는 2076명이 숨지고 2만6500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이 제2의 전선으로 만든 레바논에서는 1497명이 사망하고 463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에서도 26명의 사망자와 7183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미군은 13명이 죽고 200여명이 다쳤다. 인근 중동 국가들에서도 140여명이 숨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평화의 대통령"이라고 칭송했지만, 수만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와 광범위한 군사 시설 파괴라는 현실은 이 평가와 괴리를 보여준다. 휴전 합의가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임시적 휴식에 불과할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