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임대차 위장한 부당지원으로 과징금 171억 부과
공정거래위원회가 HDC가 계열사 아이파크몰에 임대차 거래를 위장해 부당 지원한 혐의로 1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17년간 333~360억원을 차입하면서 47억원의 이자만 지급한 것으로, 정상 금리 적용 시 458억원을 지급했어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HDC가 계열사 아이파크몰에 임대차 거래를 위장해 수백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과징금 171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 거래가 저금리 자금 대여를 임대차 계약으로 꾸민 것으로 판단했으며, 실제 이자율이 정상 금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기업 계열사 간 부당 거래를 적극 적발하겠다는 공정위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문제의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DC아이파크몰은 개점 초기 입점률이 68%에 그쳐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고, 결국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모기업인 HDC는 아이파크몰을 구하기 위해 보증금 360억원을 지급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HDC는 아이파크몰 매장의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위임료와 사용수익을 받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외형상으로는 정상적인 임대차 거래처럼 보였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 실제 구조는 전혀 달랐다.
공정위가 적발한 부당성의 핵심은 이자율 격차에 있다.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5년 이상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으로, 이자율이 0.3%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적인 금융권 대출 금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국세청도 이 거래를 우회 자금 대여로 판단해 2018년 과세 조치를 취했다. 이에 HDC는 2020년 7월 뒤늦게 임대보증금을 333억원으로 변경하고 계약을 자금대여 약정으로 전환했지만, 그때도 대여 금리는 연 2.55% 수준에 그쳤다.
공정위의 손해배상액 산정 결과는 HDC의 부당이득이 얼마나 거대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파크몰이 17년 넘게 333억~360억원을 차입하면서 HDC에 실제 지급한 이자는 47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시중의 정상 금리를 적용했다면 458억원의 이자를 지급했어야 했다. 즉, HDC는 이 거래를 통해 41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셈이다. 공정위는 이를 토대로 HDC에 57억6000만원, 아이파크몰에 113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과징금은 부당이득의 일부만을 반영한 것으로, 공정위의 적발이 없었다면 이 부당한 자금 지원이 계속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HDC는 공정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HDC 측은 성명을 통해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이미 우회 자금 대여로 판단해 과세한 사실과 공정위의 구체적인 수치 분석은 HDC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사건은 대기업 계열사 간 부당 거래가 얼마나 정교하게 위장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공정거래 감시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