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헝가리 총선 직접 개입…부통령 급파해 오르반 지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열세에 몰린 오르반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밴스 부통령을 현지에 급파했다. 밴스 부통령은 오르반의 유세에 참석하고 트럼프와의 즉석 통화를 통해 공개 지지를 표명했으며, 이는 미국 행정부의 노골적인 외국 선거 개입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헝가리의 12일 총선에서 지지율 열세에 몰린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직접 지원하기 위해 JD 밴스 부통령을 현지에 급파했다. 7일 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오르반 총리의 유세 현장에 직접 참석한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즉석 통화를 통해 오르반을 공개 지지했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외국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로, 국제 정치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부다페스트 MTK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오르반 총리의 유세에 직접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헝가리 총리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밴스 부통령은 "유럽연합 관료들은 헝가리 국민을 억누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써왔고, 헝가리 국민을 위해 일어섰던 오르반 총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르반 총리는 에너지 안보와 독립 문제에 있어 유럽에서 유일하게 건전한 리더"라며 "서유럽 일부 지도자가 오르반 총리를 따랐어야 했고 그랬다면 에너지 위기는 훨씬 덜 심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오르반 총리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과의 즉석 통화를 통해 직접 오르반 총리를 지원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르반 총리의 열렬한 팬이며 끝까지 그와 함께할 것"이라며 "미국도 오르반 총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오르반 총리는 다른 국가들처럼 이민자가 나라를 침략하고 망쳐놓는 것을 막았다"며 "그는 당신들의 나라를 안전하게 지켰고 국민이 헝가리에 머물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가 오르반을 자신과 같은 정치 철학을 가진 지도자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지원이 나온 배경에는 오르반 총리의 위기적 선거 상황이 있다. 16년간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 피데스는 지지율 조사에서 중도 성향의 야당 티서에 16%포인트나 뒤처지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최근 경제 침체와 아동 성추행 은폐 스캔들로 민심을 크게 잃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밴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이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일부 지역에서 오르반 총리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오르반 총리의 경쟁자인 페테르 머저르 야당 당수는 "여기는 지정학적 게임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내정 간섭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외국 선거 개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총선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여당의 압승을 이끌었으며, 같은 해 폴란드 대선에서도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를 지원해 승리를 이끌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지도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적극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