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기업들, 저가 공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15% 이상의 가격 경쟁력과 개선된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YMTC와 CXMT 등이 신규 생산라인 가동과 기술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면서 실적도 급성장하고 있으며, 업계는 내년부터 글로벌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물량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강자들이 고부가가치 AI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자, 중국 기업들이 이 틈새를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사들이 동일 사양 제품에서 15%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격 우위가 가격에 민감한 범용 메모리 소비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중국산 반도체는 저가 대신 품질 문제로 외면받아 왔지만, 최근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황밍셴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중국산 메모리와 다른 제품 간 가격 격차가 많이 줄었다"며 고객들이 단순히 가격만 보고 중국산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국산 반도체의 품질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보하지 못한 풍부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메모리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올해 하반기부터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신규 생산라인에서 최첨단 낸드 제품을 양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신규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출하량이 200만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일본 키옥시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낸드 제조사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YMTC는 최근 수년 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말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 기준 월평균 약 15만장에 달했으며, 이는 2021년 8만장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한 세계 4위 D램 기업인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75억위안(약 1조6100억원)을 메모리 웨이퍼 양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에 투입할 계획이며, 연내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은 눈부시다. YMTC의 매출은 2021년 17억7000만달러에서 2024년 56억40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11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CXMT의 매출도 지난해 8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21년 1억9000만달러의 40배 이상이며, 2024년 25억7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약 3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가격은 직전 분기보다 최고 63%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기간 낸드 가격도 최고 75%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신규 생산라인이 글로벌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내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만경제연구원의 아리사 류 수석연구원은 "YMTC와 CXMT의 증설 속도를 감안할 때 새롭게 가동되는 생산라인이 글로벌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내년이 될 것"이라면서 "'AI 인프라스트럭처' 황금기가 향후 2년간 시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규 생산라인의 수율 개선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메모리의 가격 상승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선전의 CI컨설팅은 "고객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조기 주문'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이 가팔라졌다"며 이러한 부분이 실제 수요를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