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감 표명 후 이틀간 3차례 미사일 발사… '관계 개선론' 즉시 차단
북한이 남한의 무인기 침투 유감 표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직후 이틀간 3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관계 개선론을 즉시 차단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대결에서 관리 모드로 전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이 남한의 무인기 침투에 대한 유감 표명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 직후, 이틀간 세 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8일 오전 8시 50분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고, 같은 날 오후 2시 20분경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전날 7일에 평양 일대에서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에 이은 것으로, 이틀 동안 세 번의 무력도발이 이루어진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연쇄 미사일 발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긍정적 메시지 직후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남한 내에서 관계 개선 신호로 해석되는 움직임을 즉각 제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 분석에 따르면 오전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약 240킬로미터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날 발사된 미상의 발사체는 비행 초기에 이상 징후를 보이며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수준의 도발로 평가되지만, 그 시점과 맥락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사일 발사의 안보 영향을 평가했으며, 국가안보실은 중동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관계기관에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남북관계에 대한 신호 전달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라고 평가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남한에서 이를 남북 대화와 교류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자, 대남관계를 담당하는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은 즉시 반박에 나섰다. 장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부장 담화의 핵은 분명한 경고였다"며 "'안전하게 살려면 재발을 막아라' 이것이 담화의 기본 줄거리"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정체성은 당국자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결단코 변할 수 없다"며 적대적 기조를 재강조했다. 이는 남한의 낙관적 해석을 명확히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도발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고, 장금철 부상의 비난과 모욕적 언사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 공존을 향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는 남한 정부가 대결과 관리의 균형을 맞추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양면적 신호 전달은 이전에도 있었던 패턴이다. 지난 2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무인기 침투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자, 김여정 부장은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남한에서 남북 관계 개선 신호로 해석하자, 김 부장은 즉시 "개꿈같은 소리"라며 일축하고 "적국과의 경계선은 견고해야 한다"고 대화의 여지를 끊었다. 이 같은 반복적 패턴은 북한의 의도적 신호 관리 전략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북한의 대남 메시지 관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이란 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 상황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대남 관계에서 대결모드에서 관리모드로 급전환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감안하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반도 문제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