藤井名人 vs 糸谷八段, 명인전 첫 국면서 초저속 전개
제84기 명인전 첫 국면에서 후지이 소타 명인과 이토다니 테츠로 8단이 초저속 전개의 대국을 펼쳤다. 이토다니 8단이 명인전 역사상 처음으로 초수 16보를 두며 새로운 장기를 시도했으며, 양 선수는 신중한 사색으로 팽팽한 공방을 이어갔다.
제84기 명인전 7번기 첫 번째 국면이 8일 도쿄 분쿄구 호텔 츠바키야마 도쿄에서 개막했다. 현 명인 후지이 소타(23)에 도전하는 이토다니 테츠로 8단(37)이 진정한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번 대국은 장기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오후 6시 35분 이토다니 8단이 39수를 봉수하면서 첫째 날 대국이 마무리됐으며, 양 선수의 소비 시간은 각각 9시간 중 이토다니 8단 4시간 47분, 후지이 명인 3시간 30분이었다. 9일 오전 9시에 대국이 재개될 예정이다.
진정 주자로 결정된 이토다니 8단은 명인전 장구한 역사에서 처음으로 초수 16보를 두었으며, 3수째 다시 15보로 나아갔다. 대국 개막 전 "새로운 장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언급했던 이토다니 8단이 개막국부터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5수째 78금으로 전례 없는 국면에 진입한 양 선수는 개시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깊은 사색에 빠지는 초저속 전개를 보여주었다. 이는 일반적인 명인전 대국의 템포와는 확연히 달랐으며, 양 선수 모두 신중함을 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후지이 명인이 18수째 76비차로 응수하면서 전형이 가로 걸음 취하기로 진행되었다. 후지이 명인이 2줄에 비차를 회전시켜 공세를 펼치자, 이토다니 8단은 수비를 견고히 하는 대응을 취했다. 이후 후지이 명인은 비차를 8줄로 되돌려 86보(32수)로부터 공격을 노렸으나, 이토다니 8단이 84보(37수)를 쳐서 이를 방어했다. 양자 간의 일진일퇴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 선수의 실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설을 맡은 곤도 세이야 8단은 "이토다니 8단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국면도 있었지만, 수완 있게 대처하여 후지이 명인의 큰 말을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이토다니 8단이 불안정한 진형을 어떻게 정리하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개로 이끌지, 그리고 후지이 명인이 진형의 차이를 어떻게 구체적인 우위로 결합시킬지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양 선수의 전략적 차이와 대국 운영 방식이 이번 명인전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명인전은 일본 장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타이틀로, 현재 후지이 명인은 8개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역대급 기수다. 이토다니 8단은 이번 도전을 통해 처음으로 명인의 자리에 오를 기회를 맞이했으며, 후지이 명인은 4연패를 노리고 있다. 양 선수 모두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명인전이 일본 장기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