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휴전 협상 가시화에 코스피 7% 급등, 6,000선 진입 임박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자 8일 코스피가 6.87% 급등해 5,872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가 시장을 주도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2주간 휴전 합의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가운데 8일 코스피가 전날 대비 6.87% 오르며 5,872.34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309.92포인트(5.64%) 오른 5,804.7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5,919.60까지 치솟으며 5,900선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월 말 중동 사태로 촉발된 시장 불안감이 양국 간 공격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가능성으로 인해 크게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시간 오전 7시 32분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2주간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기로 동의한다"고 밝힌 직후 시장의 낙폭이 회복되며 급등장을 펼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로 시장을 주도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4,754억원, 기관은 2조6,976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홀로 5조4,031억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 시장 내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12일의 이전 기록인 4조4,547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개인의 순매도 규모도 5조9,852억원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과 기관의 '양 날개' 매수가 개인의 대규모 매도를 상쇄하며 시장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반도체와 에너지 관련 대형주들이 특히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12% 오른 2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12.77% 뛰어 103만3천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100만 닉스' 타이틀을 회복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1,982조3,053억원으로 집계되어 코스피 시가총액의 40.98%를 차지하며 지난달 18일 이후 3주 만에 역대 최대 비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자동차(7.40%), SK스퀘어(15.83%), 두산에너빌리티(6.6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도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19.38%), 증권(10.15%), 전기·가스(8.65%) 등 대부분 업종이 오름세를 주도했으며, 종이·목재 업종만 2.76% 내렸다.
코스닥도 동반 상승하며 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53.12포인트(5.12%) 오른 1,089.85로 마감했으며, 개장 초반 47.84포인트(4.61%) 오른 1,084.57로 출발해 상승폭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갔다. 장 초반 코스닥150선물가격의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2,423억원, 기관은 3,685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820억원을 순매도했다. 에코프로(5.73%), 에코프로비엠(3.47%), 알테오젠(5.79%), 레인보우로보틱스(11.1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 마감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장이 지난 2월 말 이후 지속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으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아온 한국 금융시장의 반전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대신증권 연구원들은 "구체적인 대면 협상 일정과 장소, 참석자들이 구체화되면서 실질적인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유입됐다"며 "한국 금융시장은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 국면에서 반전의 강도도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휴전안 동의와 함께 오는 10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도 휴전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오후 3시 30분 기준 33.6원 내린 1,470.6원을 나타내며 원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35조5,790억원과 12조9,778억원으로 집계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