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1년 만에 47배 폭증…'황금기' 지속 전망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 1분기 약 5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47배 폭증했다. HBM4 양산 성공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에 힘입은 결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달성과 내년 글로벌 1위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급증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에 머물렀던 반도체 부문이 올 1분기 약 53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년 만에 이익 규모가 약 47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실적으로, 업계에선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급성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확보와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한 HBM3E에 이어 올 1분기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HBM4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 가속기 베라루빈에 들어가는 HBM4의 핵심 공급 파트너로 지위를 확보하면서 고급 메모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동시에 PC와 모바일에 주로 쓰이는 범용 메모리의 가격도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는 60% 올랐다. D램익스체인지의 조사에서도 PC용 D램 범용제품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이 13달러로,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 폭증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비교에서도 두드러진다. 올 1분기 삼성전자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약 54조원)을 제치고 영업이익 순위 4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이 많은 빅테크는 애플(약 77조원), 엔비디아(약 67조원), 마이크로소프트(약 58조원) 세 곳뿐이다. 반도체 부문의 세부 실적을 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업에서 54조원의 이익을 냈으며,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는 1조원대 후반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 메모리 칩의 중요성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호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HBM 공정에 생산라인을 집중 배치하면서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이 부족한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1분기 대비 60% 정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3분기에는 HBM 생산 비중이 전체 D램 라인의 40%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범용 D램 출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의 메모리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3분기 D램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삼성전자가 2분기에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하는 HBM4 물량을 대폭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인 만큼 실적 상승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하반기 HBM4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이 맞물린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엔비디아(올해 전망치 약 357조원)를 넘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PC와 모바일 등 정보기술 산업의 수요 위축 가능성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등이 변수로 꼽힌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황금기를 얼마나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주목할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