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심 인프라 폭격 위협…국제법 전문가 '전쟁 범죄' 경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한 내 합의가 없으면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했으나, 국제법 전문가들은 민간 인프라 공격이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중용도 시설 공격이 정당하다고 반박하며 입장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극단적 협상 압박에 나섰다. 미국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협상 최종 시한으로 정하고, 이 기한 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부활절 관련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밤 12시까지 이란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경고했으며, "하룻밤이면 이란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까지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구체적인 공격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그는 "이란이 손들지 않으면 모든 교량이 7일 밤 12시까지 파괴되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폭파돼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위협을 넘어 미국이 협상 결렬 시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또한 인프라 공격 개시 4시간 안에 궤멸적 피해를 주겠다는 메시지는 대규모 공중 폭격 작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위협은 국제 외교 관례상 극히 이례적이며, 핵심 인프라 시설 공격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네바 협약은 전력 시설, 상수원 등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을 고의로 공격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력망과 교량 등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무차별적 공격은 국제법상 금지된 행위로, 전쟁 범죄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발전소와 교량은 일반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이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민간인에 대한 집단 처벌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국제인도법의 기본 원칙인 민간인 보호 원칙에 직접적으로 위배되는 행위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 위반 지적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전쟁 범죄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진짜 전쟁 범죄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 국방부는 이러한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이중용도' 시설을 이란 내 에너지 시설 공격 대상 목록에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협약은 실제로 이중 목적 시설에 대해서는 공격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공격이 국제법상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중용도 시설 해석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중용도 시설은 민간이 건설한 인프라가 군사적 용도로 전환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단순히 군과 민간이 함께 쓴다는 이유로 공격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제법 해석에 있어 미국과 국제 전문가 사이의 입장 차이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발전소와 교량 같은 기본 인프라의 경우, 군사적 용도와 무관하게 수백만 민간인의 생존에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 위협과 국제법상 정당성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