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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 저평가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 4.50배로 글로벌 경쟁사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민감성, 복합 기업 구조, 글로벌 자본시장 접근성 부족, 코리아디스카운트 등이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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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평가 지표에서는 글로벌 반도체·기술 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B증권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50배에 불과한 반면,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24.88배, 엔비디아는 21.79배, 마이크로소프트는 19.65배, 마이크론은 6.30배로 집계됐다. PER이 낮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로, 삼성전자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게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저평가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실적 안정성 부족'을 지목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경제 호황기에는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황도 함께 호황을 누리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제품 수요 감소로 인해 실적이 급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러한 수익성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주가에 할인율을 적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도 저평가를 초래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외에도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부를 영위하는 '복합 기업' 구조는 분명 리스크 분산 효과를 제공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각 사업부별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저수익 부문이 전체 기업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리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이 삼성전자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순수 반도체 기업인 TSMC나 GPU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와 달리 사업이 분산된 데 따른 '복합 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의 접근성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은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돼 있어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고, 해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같은 기술주라도 상장 지역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격차가 발생하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더욱이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38조원 규모로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 전반의 저평가 현상과 거시경제 악재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라 불리는 국내 증시의 체계적 저평가 상황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 고환율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 개선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BNK자산운용의 이건민 주식운용본부장은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TSMC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PER 괴리율이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마이크론의 PER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현재의 저평가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