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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너지 위기 심화…정유사에 병원·교통 직접 공급 요청

일본이 에너지 공급 위기로 인해 정유사들에게 병원·대중교통 등 필수 시설에 석유를 직접 공급하도록 요청했다. 경제산업성에 연료 공급 요청이 200건 이상 접수되었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중동 에너지 수입 경로 차단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일본, 에너지 위기 심화…정유사에 병원·교통 직접 공급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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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에너지 수급 위기에 직면하면서 정부 차원의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국내 정유사들에게 병원, 대중교통, 공장 등 필수 시설에 석유 제품을 직접 판매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에너지 공급 부족이 일반 시장 메커니즘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해졌음을 시사한다.

6일 일본의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필수 시설의 에너지원 확보를 돕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2일 기준 상담 창구에 의료기관, 교통기관, 공장 등에서 연료 공급 요청이 200건 이상 접수된 상태다. 이는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로,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4일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이 연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정유사들이 직접 판매에 나설 것"이라며 "판매점이 계열사인지에 관계없이 전년 동기 대비 같은 물량을 판매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재고 우려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5일에는 일본이 6월에 사용할 나프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하며 "최소한 자국 수요 4개월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렇게 재고 충분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긴급 공급 조치를 취하는 것은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상당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히 재고량 문제가 아니라 수급 구조 자체의 불균형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의 에너지 수급 불안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도 연결되어 있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일본의 에너지 수입 경로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 계열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3일 같은 회사 LNG 운반선이 통과한 후 세 번째 사례다. 이번에 해협을 빠져나온 선박은 인도 계열사가 보유한 그린아샤(GREEN ASHA)로 인도로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해협 통행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일본의 에너지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란 정부가 예고한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 문제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다. 선박이 실제로 통행료를 지불했는지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불투명성은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일본 선박들의 운영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이란 선원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통행료 부과 방식이나 규모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다. 결국 일본은 중동 에너지 공급 경로의 불안정성과 국내 수급 불균형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 정부 차원의 강제 조정 조치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