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수요 폭증 속 파운드리 2.0 시장 급성장, TSMC 압도적 지배력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이 지난해 3200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으며, TSMC가 38%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 속에서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 규모는 3200억달러(약 486조원)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파운드리 2.0은 단순한 반도체 생산을 넘어 설계, 첨단 패키징,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형 사업 모델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 순수 파운드리 개념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고객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전 과정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파운드리 2.0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의 급증이 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들의 AI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 수요가 3·4·5나노미터 첨단 공정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기업들은 단순히 생산 능력만으로는 경쟁할 수 없게 되었으며, 첨단 공정 기술과 고도화된 패키징 기술을 동시에 보유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변화했다. 과거에는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의 복잡한 설계 요구사항을 얼마나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대만의 TSMC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TSMC의 파운드리 2.0 시장 점유율은 38%로 나타났으며, 이는 2위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 수준이다. 뒤를 이은 기업들은 ASE 6%,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6%, 인텔 파운드리 6%, 인피니온 5% 순서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전자는 4%의 점유율로 6위에 그쳤다. TSMC가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이유는 첨단 공정 기술과 패키징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와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에서 TSMC의 기술 수준과 생산 능력은 경쟁사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패키징 기술이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 병목으로 부상하면서 후공정 분야의 역할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조립·테스트(OSAT) 시장은 지난해 10% 성장했으며, ASE와 앰코 등 주요 후공정 기업들이 AI 반도체 패키징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특히 CoWoS-S, CoWoS-L 등 고난도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제이크 라이 책임연구원은 첨단 패키징 기술이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2026년 TSMC의 성과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순수 파운드리 시장이 향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순수 파운드리 시장이 전년 대비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러한 성장의 주요 동력은 AI GPU와 ASIC 칩 출하 확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앞으로 수년간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과도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TSMC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기업들도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 확보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