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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바이든 시대 미군 장성들 대거 경질...한미 동맹 불안감 증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군 고위 장성들을 정치적 이유로 잇따라 경질하고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 등이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강제로 물러났으며, 이는 미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한·미 동맹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바이든 행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던 미군 고위 장성들을 잇따라 경질하고 있다. 정권 교체 후에도 4년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미군의 오랜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정권의 핵심 군부 지도자들을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인적 청산'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 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마크 밀리 전 합동참모의장이다. 트럼프는 2019년 10월 밀리를 합참의장에 발탁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밀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이 못마땅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월 재집권 후 트럼프는 밀리가 임기 중 중국 군부와 내통하는 등 반역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극단적으로 "사형감"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펜타곤 청사에 내걸린 역대 합참의장 사진들 중 밀리의 얼굴을 제거하도록 지시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는 군부 인사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찰스 브라운 공군 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2020년 8월 흑인 최초로 공군참모총장에 임명했으나, 이는 대선을 앞두고 흑인 표심을 겨냥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브라운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10월 합참의장으로 승진했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군대를 이끌 인물로 그보다 더 적합한 이는 없을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25년 2월 브라운은 전격 해임되었다. 4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군복을 벗어야 했던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주도한 이 같은 결정은 바이든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복수로 해석되고 있다.

미 육군의 랜디 조지 대장의 경질은 한국과의 직접적 연관성 때문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조지는 고교 시절 6·25 전쟁 참전용사를 만나 군 입대를 결심했으며, 이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1988년 장교로 임관했다. 2023년 9월 육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조지는 4년 임기 중 아직 1년 5개월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2월 경질되었다. 불과 6개월 전인 2025년 9월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직접 방문해 김규하 육군참모총장과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던 조지 장군의 낙마는 한국 국방 당국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군 고위 장성 교체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해군과 공군 참모총장이 이미 교체되었고, 이제 육군까지 새로운 인물로 바뀌면서 미군 삼군의 최고 지휘부가 모두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미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조지 장군의 경질은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군 고위 지도자들이 정치적 이유로 교체된다면,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한·미 군사 관계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 지도자들이 정권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은 미국 민주주의와 군부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으로 미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 노력해 왔으며, 이는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정책은 이러한 관례를 훼손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한·미 동맹의 근본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이 정권 교체에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