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기 고부가 수주 전환, 업황 구조 변화
AI 서버 수요의 급증으로 MLCC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삼성전기 등 주요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선별적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iM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와 내년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을 시장 평균보다 각각 6%, 18% 상향 조정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iM증권은 6일 삼성전기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MLCC 선두 업체들의 가동률이 90%를 넘는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선별적 수주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가격 인상 없이도 제품 품질과 구성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수익성이 급속도로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로, 업계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iM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했으며, 이러한 긍정적 평가는 삼성전기가 시장 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MLCC 수요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2월 일본의 무라타제작소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AI) 서버용 MLCC의 수요가 현재 공급 능력의 2배에 달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구조적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MLCC 제조사들은 AI 서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범용 MLCC의 생산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는 AI 서버용 고부가 MLCC에 생산 자원을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결과적으로 삼성전기 같은 주요 업체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생산능력 운영 전략은 장기적인 시장 타이트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iM증권의 고의영 연구원은 "범용 MLCC에 대한 인위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영역의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과거 MLCC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수요 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사이클 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현재 수요의 주도권이 모바일에서 데이터센터로 완전히 이동하면서 시장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삼성전기와 무라타 두 업체가 과점하고 있어, 이들 기업이 수급 조절을 통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무라타는 이미 2030년까지의 AI용 MLCC 수요를 장기적으로 전망하고 있을 정도로, 이 시장의 지속성에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
업황의 지속성이 과거와 비교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고의영 연구원은 "당장 내년 전망도 어려웠던 사이클 산업이 이제는 장기적 수익 흐름을 논하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전기 같은 MLCC 제조사의 투자 가치 평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거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되던 MLCC 업체들은 경기 변동에 따른 수익성 변동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배수(PER)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AI 수요의 지속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이 예상되자, 시장은 이들 기업에 대해 더 높은 멀티플 프리미엄을 부여할 여지가 생겼다. 이는 삼성전기의 장기적 기업 가치 상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은 이미 실적 추정치에 반영되고 있다. iM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보다 7% 상향한 1조4700억원으로, 내년 영업이익을 4% 상향한 2조26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각각 6%와 18% 웃도는 수준으로, 업계의 낙관적 평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내년 영업이익 전망이 시장 평균을 18%나 상회하는 것은 MLCC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이미 상당히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단순한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에 따른 장기적 수요 증가에 기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러한 시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향후 수년간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