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강남 '대장' 아파트도 내려앉았다...27개월 만에 지수 하락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서울 강남의 대표 아파트 지수가 27개월 만에 하락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0.67% 내려앉았으며, 강남 3구에서는 6주 연속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이 서울 강남의 핵심 아파트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KB선도아파트50지수가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전망, 그리고 강화된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132.4를 기록했다. 이는 2월의 133.3에서 0.9포인트(0.67%) 하락한 수치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변동률을 추적하는 선행지표로, 서울 전체 아파트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지수에 포함된 주요 단지는 서울 가락동 헬리오시티(시총 22조8800억원),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시총 21조500억원), 신천동 파크리오(시총 20조1000억원), 잠실동 잠실엘스(시총 18조5700억원) 등 강남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들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지역에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5주차 서초구(-0.02%), 강남구(-0.22%), 송파구(-0.01%)의 아파트 가격지수가 모두 전주 대비 하락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지수는 2월 넷째주 이후 6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주 대비 0.12%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전통적으로 집값이 높았던 강남 지역이 시장의 약세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거래 데이터에서도 가격 하락이 확인되고 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제곱미터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6월 72억원(12층)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에는 60억8000만원(19층)에 팔렸다. 이는 약 15% 정도의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고가 대단지 아파트에서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강남 3구 집값이 하락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정부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매물 공급이 늘어난 것이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4월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강화된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고가 주택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똘똘한 한 채'라고 불리는 소수의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 감소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강남 아파트 시장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