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증가, 정부 '선박별 조건 다르다' 입장
정부가 일본·프랑스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해 선박별·국가별 조건이 다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이 고립된 상태로, 정부는 국제적 틀에서 항행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관련국들과 협력하고 있다.

정부가 일본과 프랑스 등 외국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선박과 국가별 조건이 상이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들의 통과 문제를 두고 정부가 신중한 외교적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부는 5일 공식 입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의 국적, 소유주, 운영사, 화물성격, 목적지, 선원 국적 등이 다양하여 해당 선박 및 국가별 조건이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외국 선박들의 구체적인 현황을 살펴보면 정부의 입장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 관련 선박 2척은 3~4일 해협을 통과했는데, 이들은 오만 기업과의 공동 소유 형태이거나 인도 관계사가 보유한 선박이었다. 또한 프랑스 선주 소유의 컨테이너선 1척도 2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상태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과 소유 구조를 가진 선박들이 통과한 만큼, 각 선박마다 처한 상황과 통과 경로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선박의 통과가 정부 간 공식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이번 선박 통과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며 "현재까지 서구권이나 친서구권 국가 중 명시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각 선사가 자체적인 안전 판단과 위험 관리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통과를 추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부가 한국 선박들의 통과를 위해 이란과의 직접 협상보다는 국제적 틀 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의 상황은 여전히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5일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에 대기 중인 국내 선박은 총 26척이며, 이 선박들에 탑승한 선원은 173명에 달한다. 흥미롭게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인 국내 선박들의 선사들도 당장 개별적으로 선박을 빼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한국 선박들의 상황이 일본이나 프랑스 선박과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가 보다 신중한 외교적 접근을 취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정부는 이란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선박·선원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이를 감안한 선사의 입장을 중시하고 있다"며 "관련 국제규범 등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주요 국가들과의 다자 틀에서 항행 안전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관련국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항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