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박 호르무즈 통과 잇따르며 해협 봉쇄 완화 신호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본 선박이 연이어 통과하고 있다. 인도 선적의 유조선이 4일 통과한 것은 전쟁 이후 일곱 번째 사례로, 이란이 우호국과의 협상을 통해 선별적으로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 중임을 시사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일본 선박 40척 이상의 통행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에 빠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본 선박의 통과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 상선 계열사의 유조선이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선박으로는 두 번째 통과 사례다. 3일에는 같은 회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전쟁 이후 일본 선박 중 처음으로 이 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동 지역 긴장 속에서도 국제 해상 물류 재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인도 선적의 '그린 산비'(GREEN SANVI)로 등록되어 있다. 미쓰이 상선에 따르면 이 선박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시작 전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100km 떨어진 페르시아만 내에서 정박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과 선원 모두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현재는 위험한 수역을 벗어나 인도 방향으로 항해 중인 상태다. 그린 산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전쟁 이후 일곱 번째 선박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쓰이 상선은 선박 선원들의 구체적인 국적이나 인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란 정부가 예고했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지급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쓰이 상선은 그린 산비가 통행료를 지불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인도 선적이라는 점이 통과 허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정부가 인도를 우호국으로 간주하고 해협 통과를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이란이 단순히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호국과 협상을 거쳐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쟁 이후 사실상 완전 봉쇄 상태였던 호르무즈 해협은 일부 유럽 국가와 일본 등에 조금씩 해로를 열어주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3월 17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의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라그치 장관은 20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의를 거쳐 일본 선박의 통과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일본 관련 선박은 40척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 제약으로 인한 일본의 에너지 수급 차질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중동 지역으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운영이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일본 선박 통과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해협의 단계적 개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 해상 물류의 정상화와 에너지 공급 안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