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수장,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시사…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협
이란 의회 의장이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원유의 12%가 이동하는 만큼, 실제 봉쇄 시 국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이란과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의회의 수장이 세계 해운의 또 다른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지난 3일 밤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밀, 쌀, 비료 수송량 중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 해협을 지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국가와 기업은 어디인가"라고 덧붙이며 암시적인 위협 메시지를 전달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강경한 입장을 지속해온 그가 구체적으로 해상 운송로 차단을 거론한 첫 사례다. 정치권과 외교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단순한 질문이 아닌 해상 운송로 폐쇄 가능성에 대한 우회적 경고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재 이란의 정규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질적인 봉쇄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거점이다. 이란이 이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압박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예멘과 지부티 사이에 위치하며, 수에즈 운하로 진입하는 홍해의 남단에 있는 극히 중요한 해상 관문이다. 이 해협을 통해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2%가 이동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곡물, 비료 등 주요 국제 교역품들이 이 항로를 거쳐 이동한다. 만약 이란이 실제로 이 해협을 봉쇄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과 원자재 수송 시스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무역로라는 점에서 국제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후티 반군도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분쟁에 직접 가담한 바 있다. 후티 반군은 당시 성명을 통해 걸프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원해 전쟁에 참여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경고를 발표했다. 이는 이란과 그 동맹 세력들이 이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필요시 이를 무기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란 의회 의장의 최근 발언과 후티 반군의 이전 경고가 조화를 이루면서 이 지역에서의 긴장 수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국제 금융 시장과 에너지 업계는 중동 전선의 확산 가능성과 함께 주요 해상 운송로를 둘러싼 위협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이미 진행 중인 긴장에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추가될 경우, 세계 해운의 약 30%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국제 유가 급등, 운송비 상승,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중동 사태의 조기 진정과 해상 운송로 보호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