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로 미국 압박 강화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란은 해협 통제를 미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향후 국가별 차등 통제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이 3일 익명의 미국 정보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이 조만간 해협 봉쇄를 해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것이 이란이 미국에 맞서기 위해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협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이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함으로써 이란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란의 해협 통제 전략은 다층적인 정치·경제적 목표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함으로써 국제 원유 가격을 높게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의 빠른 해결을 추구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는 이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미국이 이란의 군사력 약화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대량 혼란 무기'를 이란에 쥐여줬다"고 평가했다. 해협 봉쇄가 이란의 약점을 보완하는 강력한 레버리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통을 확신하며 이란의 통제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흥미롭게도 일부 국가의 선박들은 이란의 봉쇄를 뚫고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국의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 소유의 화물선 '크리비호'가 지난달 28일 이란 연안을 거쳐 페르시아만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 외에도 오만과 연관된 유조선 3척이 해협을 빠져나갔으며, 그 중에는 일본 선사가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소하르'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이란의 봉쇄가 절대적이지 않으며, 특정 국가나 기업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통과를 허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이란이 국가별로 차등을 두어 호르무즈 해협을 전략적으로 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세계 각국을 적대국, 중립국, 우호국으로 분류하여 해협 통행을 차등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으로 분류된 국가와 관련된 선박의 통행은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중립국 관련 선박에 대해서는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이 해협 통제를 단순한 봉쇄가 아닌 정교한 정치·경제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전략은 국제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무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협 통제를 통해 원유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이란의 의도가 명확하다. 동시에 특정 우호국에 대해서는 통행을 허용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을 완화하고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이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강경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란의 해협 통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국제 에너지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