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증인선서 거부로 국회 '정치검찰' 논쟁 격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책임자인 박상용 검사가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며 여야 의원들의 격렬한 대립을 초래했다. 여권은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과 사건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야권은 국정조사 자체가 위헌·위법이라고 맞섰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검사는 증인 선서를 거부한 후 7쪽 분량의 소명서를 남기고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회의장은 혼란에 빠졌다. 박 검사의 선서 거부는 정치검찰 의혹 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드러내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놓고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
박 검사가 선서를 거부한 이유는 국정조사 자체가 위헌·위법이라는 주장에 기인한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국정조사가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수밖에 없어 불법 국정조사에 해당한다며, 선서하고 증언하는 것이 위헌·위법한 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검사는 증거조작 의혹이 있다면 재심과 공소취소라는 정당한 법적 절차가 있다며, 최고 권력자만이 이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법부를 권력으로 대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선서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범여권 의원들은 박 검사의 선서 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정정당당하다면 입증하면 되지 선서를 회피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지적했고, 진보당 손솔 의원은 위증할 결심을 하고 온 국회 우롱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박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그의 변호인을 회유했다는 정황을 담은 추가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에서 박 검사는 제3자 뇌물이든 직접 뇌물이든 공범을 이재명과 함께 기소하겠다고 말했으며, 직권남용도 이재명과 공범으로 기소하겠다고 했다. 또한 이렇게 기소되면 재판이 신진우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며, 그렇게 되면 이 부지사는 나갈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 녹취 내용을 토대로 검찰의 사건 설계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전용기 의원은 이 정도면 사건 설계가 아니라 소설가 수준이라며 검찰이 그린 그림의 민낯이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사고방식의 검사들 때문에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이재명 당시 지사를 진범으로 만들려는 검찰 의지가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검사가 진실이 아니라 회피를 선택했다며, 선서는 거부하면서 자신의 말만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것은 책임은 피하고 유리한 주장만 남기려는 이중적 태도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녹취가 조작되었다며 맞서며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송석준 의원은 조작된 녹취를 틀어주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확정 판결이 난 사건을 왜 뒤집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상식적으로 김성태가 단지 주가 조작을 위해 800만 달러를 북한을 믿고 송금하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고, 대북 사업은 경기도지사가 알았으며 서로 역할을 분담했으니 결국 정범 관계가 아니냐는 추론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퇴정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거악을 수사했는데 왜 그 거악을 옹호하느냐고 반문하며, 민주당이 녹취를 짜깁기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사건은 정치검찰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여권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성과 사건 조작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야권은 국정조사 자체가 사법부에 대한 권력 남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박 검사의 선서 거부는 이러한 갈등의 심화를 보여주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 문제가 단순한 법적 쟁점을 넘어 정치적 신뢰 문제로까지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