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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무력 개방 결의안, 중·러·프 거부권으로 채택 위기

유엔 안보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 안전을 위한 결의안 표결이 진행되었으나, 중국·러시아·프랑스 등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이 불투명해졌다. 무력 사용 승인 조항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국제 에너지 통로의 안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무력 개방 결의안, 중·러·프 거부권으로 채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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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항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거부권을 보유한 상임이사국들의 반대로 채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중국은 3일 결의안에 포함된 무력 사용 승인 조항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러시아와 프랑스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이는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해협 개방이 국제 외교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난제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바레인이 작성한 이번 결의안은 걸프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아 추진되었으며, 안보리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자발적인 다국적 해군 협력 체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확보하고, 이를 차단·방해하거나 간섭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력을 동원한 연합체 구성을 촉구하며 결의안 채택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이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문구에 반대하고 있어 결의안 채택 여부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다.

푸콩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2일 공식 입장에서 무력 사용 승인에 명확히 반대하면서, 결의안 내용이 불법적이고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필연적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일 한국 국빈 방문 중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개방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력을 통한 해협 개방에는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 해안 위협과 탄도미사일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통로로,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운송되며,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는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UAE는 군사적 개입을 통해서라도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 우려와 지역 경제의 영향 때문에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이란은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감시하기 위한 규칙을 독자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통신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이 허가와 면허를 취득하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작성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을 거부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협 통제를 강화하려는 이란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안보리 내 입장 차이와 비상임이사국들 사이의 엇갈린 의견까지 고려하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문제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당분간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