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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픽업트럭 시장 도전장… '볼더' 콘셉트 공개하며 북미 입지 강화

현대자동차가 뉴욕 오토쇼에서 중형 픽업트럭 콘셉트 '볼더'를 공개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58종의 신차를 북미에 선보일 계획이며, 올해 1분기 미국 판매량은 역대 최고 실적인 43만72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 픽업트럭 시장 도전장… '볼더' 콘셉트 공개하며 북미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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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정통 픽업트럭 개발을 선언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1일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한 중형 픽업트럭 콘셉트 '볼더'는 현지 소비자들의 실제 요구를 반영한 차세대 전략 모델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볼더는 현대차가 미국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하려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가 추진 중인 현지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현대차의 기존 픽업 라인업인 싼타크루즈와 기아의 타스만, KGM의 무쏘는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눈에는 다르게 비친다. 대형 건설 장비와 자재를 대량으로 운반해야 하는 미국인들에게는 화물 적재 기능이 부족해 사실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입맛에 맞는 진정한 의미의 정통 픽업트럭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생활 방식을 대표하는 상징적 차종으로, 이 분야에서의 성공이 현대차의 북미 시장 확대를 크게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개된 '볼더' 콘셉트카의 가장 큰 특징은 보디 온 프레임(Body-on-frame) 구조를 채택한 점이다. 이는 현대차 역사상 처음 도입되는 구조로,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뼈대에 차체를 올리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내구성이 뛰어나 대량의 짐을 실어야 하는 픽업트럭이나 오프로드 주행용 차량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은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볼더는 고객들이 오랫동안 바라온 역동적인 오프로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네 바퀴로 쓴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콘셉트카의 이름 '볼더'는 아웃도어의 성지로 알려진 미국 콜로라도주의 도시에서 따온 것으로, 미국의 야외 활동 문화를 겨냥한 현대차의 전략적 선택이 드러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대규모 신차 라인업을 투입할 계획이다. 볼더를 포함한 보디 온 프레임 차량은 2030년까지 출시될 예정이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 22종을 포함해 총 58종의 차량을 북미에서 선보일 것으로 발표했다. 무뇨스 사장은 "보디 온 프레임 트럭은 미국의 일과 레저를 떠받치는 핵심 차종이다. 이 시장에 전력을 다해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철강 부품부터 최종 조립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으로,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미국 내 고용 창출을 약속하는 실질적인 현지화 전략이다. 현대차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올해의 핵심 전략으로 현지 생산 본격화, 지역별 특화 상품 강화, 기술 기업으로의 진화를 내세운 바 있으며, 볼더는 이 세 가지 전략을 모두 구현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실적은 이 같은 공략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올해 1분기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를 합산한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은 43만7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하이브리드차(HEV)의 급성장이다. 유가 상승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했고, 현대차그룹은 이에 신속하게 대응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9만76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으며, 전기차 판매량 감소(1만8086대, 21.6% 감소)를 충분히 상쇄했다. 다만 3월 단월 기준으로는 16만8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선구매가 지난해에 집중되면서 올해 들어 판매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공략은 경쟁사들과의 비교에서도 그 의미가 부각된다.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의 1분기 미국 판매량은 56만942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1% 감소해 보합권에 머물렀다. 혼다(33만6830대, 4.2% 감소), 스바루(14만1944대, 15% 감소), 마쓰다(9만4473대, 14.4% 감소) 등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현지화 전략과 빠른 시장 대응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입증하는 결과다. 현대차는 픽업트럭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픽업트럭 판매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볼더의 성공 여부는 현대차그룹의 향후 5년간의 성장 전략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