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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협박 문자 5차례 받았지만…경찰 상담 후에도 비극으로 끝난 스토킹 살인

경남 창원에서 20대 여성이 옛 직장 동료로부터 협박 문자를 받은 후 경찰 상담까지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이 결국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경남 창원시에서 20대 여성이 옛 직장 동료 남성에게 살해되고, 그 남성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피해 여성이 경찰에 찾아가 상담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협박 문자를 받은 후 경찰 상담까지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신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것이 결국 비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아파트 상가 주차장에서 20대 여성 ㄱ씨와 20대 남성 ㄴ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했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심정지 상태였던 ㄱ씨는 같은 날 오후 1시25분 숨졌고, ㄴ씨도 나흘 뒤인 지난달 31일 오후 1시에 결국 사망했다. 경찰의 초기 조사에서 두 사람은 직장 동료로서 지난해 10월부터 약 두 달간 호감을 갖고 연락하다가 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올해 1월 중순 직장을 그만뒀는데, 이 시점부터 ㄴ씨는 ㄱ씨에게 협박성 문자를 총 5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협박 문자를 받은 ㄱ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의한 후 지난달 5일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을 찾아가 상담을 청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상담 당시 ㄱ씨는 "한때 호감을 갖고 연락하다가 헤어진 남성이 계속 협박 문자를 보내온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혀라. 지금이라도 스토킹 신고가 가능하다"며 스마트워치 착용 등 구체적인 보호 조처를 설명했다. 그러나 상담은 약 10분 정도로 매우 짧았고, ㄱ씨는 결정적인 순간에 신고를 주저했다. ㄱ씨는 "아직 구체적 피해사실은 없다. 한번만 더 연락 오면 신고하겠다"며 공식 신고를 거부했으며, 협박 문자 내용을 경찰에게 보여주지도 않았고 ㄴ씨의 신원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

사건 발생 당일, ㄴ씨는 출근 후 건강 문제를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ㄱ씨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약 1시간20분을 기다린 후 ㄱ씨가 개인 일정으로 집에서 나오자, ㄴ씨는 ㄱ씨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를 택시에 태워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다투거나 반항한 흔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ㄴ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입구에서 갑자기 흉기를 꺼내 ㄱ씨를 공격했고, 자신에게도 자해를 가했다. 두 사람은 피를 흘리며 약 30m 떨어진 아파트 상가 주차장까지 이동한 후 쓰러졌다.

경남경찰청 강력계 정천운 계장은 "스토킹 계획 범죄인 것이 명확하지만,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았고 가해자 신원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증거 제시와 신원 정보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경찰이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없었고, 결국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이유와 경찰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