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에 항공업계 비상경영 확산… 유가 2배 급등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기준 유가의 2배 이상으로 치솟은 항공유 가격과 고환율로 인해 항공사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으며, 업계 전반으로 긴축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일제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섰으며,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운항 축소 등 긴축 기조를 펼치고 있다. 항공사들이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를 의미하는 만큼 업계 전반의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공식적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우기홍 부회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가 수준별 단계적 조치를 시행하고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 부회장은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연간 사업계획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심각한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경영진의 주의 환기가 아니라, 실제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다.
가장 주목할 점은 항공유 가격의 급등 정도다. 4월 급유단가가 갤런당 450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사업계획상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즉, 예상했던 유가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매월 막대한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항공사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가 이렇게 급등하면, 전체 운영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이 사업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준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환율 악화도 항공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연료비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비용 부담이 자동으로 늘어난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항공사들이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대한항공이 강조한 '구조적 체질 강화'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업계 전반으로 긴축 기조가 확산하는 것도 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한다.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비상경영에 돌입했으며,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 등 다수의 저비용항공사들도 운항 축소와 경비 절감에 나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유가와 환율 부담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비상경영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항공사가 지출 축소와 투자 조정에 나섰다"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번 항공업계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은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들의 운항 축소는 여행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비용 절감 과정에서 고용 조정이나 서비스 품질 저하 논의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가 안정화될 때까지 국제 유가 동향과 환율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