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 속 한국의 경제·안보 위기 대비 시급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조기 종전을 제시하면서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기, 주한미군 자산 반출에 따른 안보 공백,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 등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고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중동 전쟁 조기 종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미국이 2, 3주 이내에 이란에서 떠날 것"이라고 밝혔고,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세계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이 종전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언행, 이스라엘의 독단적 군사 행동, 이란 지도부의 복잡한 내부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종전 선언이 나오더라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안전 문제에 대해 "해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동산 석유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나토 회원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한국의 26척 선박이 해협에 묶여 있는 상황으로, 해협 통항 정상화를 위한 국제 공조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단순히 해운 문제를 넘어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에 직결된 심각한 문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트럼프 정부가 중동 전쟁 비용을 동맹국에 '사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종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미국은 더욱 강력하게 이란을 타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중동 지역 자산 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반도 방어 전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된다. 대북 억지력이 약화되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한반도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주한미군 자산의 중동 반출을 최소화하고, 한반도 방어 전력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 측면에서도 한국이 직면한 위기는 심각하다. 정부는 이미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으며, '위기' 단계로 한 단계 더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전이 현실화되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더라도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을 높이고,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를 감안할 때, 이번 중동 전쟁은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기적으로도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중동 위기는 '거래적 동맹관'을 앞세운 트럼프 정부가 한국 같은 동맹국을 언제라도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국의 일방적 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정부와 국민은 한미동맹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익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는 외교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안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할 자강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외교와 국민의 단합된 결의가 필수적이다. 한국이 직면한 이번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가 한 몸이 되어 고통을 함께 나누고 대비하는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