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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 예고 속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징수 계획…세계 해운 질서 흔들릴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을 2~3주 내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이 이란으로 넘어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란은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를 통해 한 해 최대 1000억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군 철수 예고 속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징수 계획…세계 해운 질서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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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을 2~3주 내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중동 해운 질서에 급변이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곧 철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철수 시점을 2주 이내, 길어야 3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는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해 일방적 종전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 봉쇄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이란에게 전략적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가능할 수 있으며 미국이 "결승선을 바라볼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추가 공격이 없다는 보장을 전제로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양측의 종전 신호가 나오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미국 S&P500지수는 2.91% 상승한 6528.52에 마감했으며, 서부텍사스원유 5월물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전쟁 종료에 따른 유가 하락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군의 철수 예고는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 30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 계획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소속 선박의 통과 금지, 이란 제재에 동참한 국가의 해협 접근 제한,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미 통행료 납부를 기정사실화하고 케슘섬과 라라크섬 사이의 좁은 통로에 전용 항로까지 개설했다. 해운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이후 최소 25척의 선박이 기존 항로 대신 이 통로를 통해 통과했으며, 선박들은 서류 제출, 통관코드 획득, 이란혁명수비대의 호위를 받으며 통제된 단일 통로를 이용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란이 징수하려는 통행료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준관영 통신사 타스님은 선박당 "특별 안보 서비스" 비용으로 200만달러(약 30억원)를 부과하는 방안과 수에즈·파나마 운하 수준인 척당 40만달러를 받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이란은 한 해 최대 1000억달러(약 150조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란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 국제 제재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중동 담당 분석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이란이 전쟁에서 얻은 교훈은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는 것이 생각보다 싸고 쉽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엔 해양법협약 제19조는 자국 영해에서 평화적이고 법을 준수하는 선박의 무해통항을 허용해야 하며, 자국 영해를 통과한다는 이유만으로 외국 선박에 요금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공 운하인 수에즈·파나마 운하와 달리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역에 통행료를 부과한 사례도 없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폐쇄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으나, 간헐적인 선박 및 드론 공격을 통해 통항을 교란하는 방식으로 세계 물류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물러나면 더 낮은 강도의 도발로도 해협 통행 국가들을 위협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미군의 조기 철수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전 세계 해운 물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유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