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재자투표 규제 행정명령 서명…선거제도 개편 가속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데이터를 활용해 부재자투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2020년 낙선에 대한 부정행위 주장에 기반한 것으로, 전통적으로 주(state)의 권한인 선거 절차에 연방 정부가 개입하는 조치다. 법적 도전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31일 전국 부재자투표(우편투표)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 데이터를 활용해 각 주의 유권자 적격 여부를 확인하고, 투표 자격이 있는 미국 시민 명단을 작성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이 법적 도전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에게 "판사만이 이 명령을 차단할 수 있다"며 "많은 불량 판사와 매우 나쁜 판사들이 있다"고 불평했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부재자투표 절차의 전면적 강화에 있다. 각 주의 승인된 부재자투표 명단에 등재된 유권자에게만 부재자투표 용지를 발송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고유의 추적 바코드가 부착된 보안 봉투 사용을 강제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연방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각 주 선거 관리자들이 자신의 관할 지역 내 유권자 적격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각 주가 자율적으로 관리해온 선거 절차에 연방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미국 선거 체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재자투표 강화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2020년 대선 패배에 대한 지속적인 불만이 있다. 그는 자신의 낙선이 광범위한 부정행위의 결과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수년간 고수해왔다. 이러한 주장은 여러 법원과 선거 관계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트럼프는 같은 주장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의회 내 좁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부재자투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선거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최근 플로리다주의 특별 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기자들이 이러한 모순을 지적하자, 그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어서" 최근 우편으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재자투표를 비판하면서도 본인은 그 편의성을 활용한 것으로, 일관성 부족을 드러낸 사례다. 이러한 이중 기준은 행정명령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즉각적인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거 절차는 미국 헌법상 각 주의 권한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영과 투표권 옹호 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유권자 억압 정책이며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에도 연방 기관들에 유권자 시민권 확인을 지원하도록 지시했고,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 개표를 금지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 행정명령은 그러한 노력들의 연장선에 있으며, 미국 선거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