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에 '호르무즈 석유 직접 확보' 촉구…나토 탈퇴 위협 고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은 유럽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를 직접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나토 탈퇴 위협과 함께 미국의 동맹 책임 축소 의지를 분명히 하며 국제 안보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항공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 특히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영국을 직점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서 석유를 직접 가져가라"고 촉구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유지에 동맹국들의 책임 분담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동시에 미국이 더 이상 유럽 방위에 무한정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직접 나가 필요한 석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당신들은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며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지 않았듯이,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란은 사실상 초토화됐고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며 동맹국들이 자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축소하고 동맹국들의 자주적 방어력 강화를 요구하는 전략적 변화를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 프랑스를 구체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가 이스라엘로 향하는 미군 수송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하며 "프랑스는 '이란의 도살자'라 불리는 인물 제거 작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프랑스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암시적 경고를 전했다. 영국에 대해서도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 불참을 명확히 지목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서 동맹국들의 구체적인 참여 부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동맹 관계의 상호주의적 재평가를 촉구했다.
이러한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의 근본적인 갈등을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이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나토에서 탈퇴한다면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나토 탈퇴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미국무장관도 "나토가 단지 유럽이 공격받을 때 우리가 방어해주는 것뿐이고, 우리가 필요할 때 주둔권을 거부하는 것이라면 그다지 좋은 합의가 아니다"며 나토의 근본적인 재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기존의 냉전 이후 국제 안보 체제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같은 날 "향후 며칠이 결정적"이라며 이란이 협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도 높은 군사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댄 케인 합참의장과 함께 진행한 이란 전쟁 전황 브리핑에서 "이란도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4~6주로 설정된 이란과의 전쟁 기간에 대해서는 "4주, 6주, 8주, 또는 다른 어떤 숫자일 수도 있다"며 정확한 목표 달성 시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이란으로의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며 필요시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들은 미국 외교 정책의 근본적인 재편을 시사한다. 1987년 대선 도전 당시에도 호르무즈 해협 방위 책임과 비용을 이용 국가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트럼프의 일관된 입장이 이제 현실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무역의 약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 지역의 안보 책임 문제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 동맹국들이 직접 석유를 확보하라는 트럼프의 촉구는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역할 축소와 동맹국들의 자주적 방위력 강화를 동시에 요구하는 것으로, 향후 국제 안보 체제의 재구축과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