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한신평, 9년간 업계 2~3위에서 1위로 도약한 경영 혁신 사례
한국신용평가가 2015년 이재홍 대표 취임 이후 9년간 업계 2~3위에서 1위로 도약했다. 성과급제 도입 등 조직 문화 개혁을 통해 2021년부터 5년 연속 신평사 역량평가 1위를 달성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의 경영 철학이 전통 금융기관의 혁신을 이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지난 9년간 한국 신용평가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신을 이루어냈다. 2015년 이재홍 대표 취임 당시 업계 2~3위권에 머물던 한신평은 2021년부터 5년 연속 금융투자협회 주관 신평사 역량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에서도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1985년 국내 첫 신용평가사로 출범한 한신평이 30년 이상 지속되어온 연공 서열 중심의 보신주의 문화를 탈피하고 성과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출신의 경영진이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조직 문화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신평의 도약은 내부 조직 문화 개혁에서 시작되었다. 이재홍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다른 회사를 분석하는 날카로운 신평사의 눈으로 우리 내부를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를 위해 여러 소그룹을 구성하여 기업문화 개선 방안을 직원들이 스스로 토론하고 문제점을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상향식 접근은 조직 전체가 자발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참여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30년간 관성적으로 유지되어온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을 근본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취임 1년 후 성과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한신평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노동조합은 글로벌 본사인 미국 무디스의 눈치를 살피는 경영진이 파업 압박에 쉽게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이재홍 대표는 타협하지 않았고, 양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까지 진행했다. 위원회는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하여 파업 불가를 선언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한신평의 노사 관계는 건설적으로 전환되었고, 성과주의가 정착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함께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조직 전체의 동기 부여 체계를 재정립하는 성과를 낳았다.
한신평의 성과는 정량적 지표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2021년부터 5년 연속 금융투자협회 신평사 역량평가 1위는 신용평가 정확성, 분석 깊이, 시장 신뢰도 등 여러 항목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도 경쟁사 대비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디스 역시 글로벌 계열사 중에서 한신평을 가장 우수한 변화 경영 사례로 공식 인정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히 매출이나 수익 증가에 그치지 않고, 신용평가업계의 시장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재홍 대표는 33년간 JP모건과 UBS 한국 대표로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서 일하며 삼성중공업과 스웨덴 볼보의 건설기계 사업부 인수합병, 2005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의 제일은행 인수,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 등 주요 대형 거래를 성사시킨 '딜 메이커'로 활약했다. 신용평가사 대표로는 이례적인 글로벌 IB 출신 경영진이 전통적 금융기관을 어떻게 혁신했는지는 한국 금융업계의 리더십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생의 전반전에 한국 경제 위기 극복의 공격수 역할을 했다면, 후반전에는 신용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수비수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신의 경력을 평가했다.
이재홍 대표는 한신평 재임 기간을 "유례없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레고랜드 부도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급변하는 트럼프 관세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냉철하게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신용평가기관의 역할이 단순한 등급 부여를 넘어 금융시장 전체의 신뢰와 안정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기능임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한신평의 변신 사례는 전통적 조직 문화의 개혁이 어떻게 기관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표준의 경영 철학이 한국 금융기관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