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스리백 전술 '적신호'...코트디부아르전 0-4 완패로 월드컵 앞 위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스리백 전술의 측면 방어 약점이 여지없이 드러났으며,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전술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역사적인 1000번째 A매치였다. 1948년 8월 2일 런던올림픽 16강 멕시코전을 시작으로 999경기를 거친 한국은 통산 542승 245무 212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날은 그 영광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경기를 마감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상대팀의 수준이었다. 코트디부아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7위로 한국(22위)보다 15계단 아래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을 대비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스파링 파트너였다. 더 강한 상대와의 경기를 통해 본선에서 남아공전에 자신감을 갖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 내용도 문제였다. 전반 2골, 후반 2골을 얻어맞은 한국은 골대를 3번이나 맞추는 불운이 있었지만, 이는 핑계일 뿐이었다. 월드컵 개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전술적 실험보다는 완성도 높은 경기력이 필요했지만, 이날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 11월 A매치보다도 훨씬 더 경기력이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의 야심작인 스리백 전술의 허점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초반만 해도 한국이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전반 12분 황희찬의 감아차기 슈팅이 골대 위로 빗나갔고, 전반 20분 오현규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러나 조유민이 배치된 오른쪽 측면이 문제였다. 전반 35분 조유민이 마르시알 고도와의 경합에서 패하면서 왼쪽 측면 돌파를 허용했고, 에반 게상이 침착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3분 설영우의 중거리슈팅이 다시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전반 46분 시몽 아딩그라가 조유민을 완전히 놓친 사이 2번째 골을 허용했다. 이는 스리백 수비 시스템의 측면 방어 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유민을 벤치로 빼내며 자신의 수비 조직력 미흡을 인정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후반 17분 양현준의 실책성 플레이로 3번째 골을 내주고 완전히 무너졌다.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양현준이 한국 골대 쪽으로 헤더 패스를 했고, 고도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후반 31분에는 이강인의 왼발 슈팅이 오른쪽 골대에 맞고 나갔지만, 결국 후반 추가시간 윌프리드 싱고에게 4번째 골을 얻어맞으며 완전한 패배를 맞이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보인 스리백은 지난해 9월부터 가동돼 6경기에서 4승1무1패의 전적을 기록했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팀을 상대로는 통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당한 0-5 대패에 이어 이번 0-4 완패로 스리백의 약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스리백의 본래 취지는 중앙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수비 시에 윙백들이 내려와 파이브백으로 전환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측면이 뻥뻥 뚫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특히 문제가 심각했고, 후반에 교체된 선수들도 조직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월드컵까지 이제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빨리 해답을 찾아야 한다. 스리백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포메이션으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대로는 멕시코에서 또 다른 참사를 당할 수 있다. 시간은 더 이상 홍명보 감독의 편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이 코앞까지 다가온 지금, 한국 축구가 보여줄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