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홍명보호 스리백, 코트디부아르전 0-4 패배로 구조적 허점 노출
한국 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0-4로 패배하며 월드컵 본선용 스리백 포메이션의 구조적 허점을 노출했다. 수비 조직력 부족, 중원 공백, 측면 방어 능력 미흡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으며, 홍명보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이를 개선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용 주력 포메이션으로 준비 중인 스리백(3백 수비 포메이션)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한국 대표팀은 28일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3월 A매치 첫 번째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이번 경기는 2026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날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대비한 모의고사이자 한국 대표팀의 역사적인 1000번째 A매치였지만,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스리백을 월드컵 본선용 플랜 A로 결정한 것은 전술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스리백은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역습 상황에서 빠른 속도 전개가 가능한 포메이션으로, 상대적으로 약체인 한국의 전력을 고려할 때 적절한 전술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같은 정상급 수비수와 공격수를 보유한 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는 포백을 사용했으나, 본선 진출이 확정된 지난해 9월부터 스리백으로 전환해 11월까지 두 포메이션을 섞어가며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번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스리백의 근본적인 약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홍 감독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조유민(샤르자)으로 3명의 중원 수비수를 배치했고, 설영우(즈베즈다), 김문환(대전)을 좌우 측면 수비수로 선택했다. 그러나 핵심 미드필더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에서도 수비 안정감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포백 앞의 박진섭(저장FC)도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좌우 수비를 넓게 벌린 스리백 특성상 3명의 수비수를 활용한 유기적인 빌드업도 원활하지 않았다. 실제로 4골 모두 수비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실점 장면들을 보면 스리백 포메이션의 구조적 문제가 명확하다. 전반 35분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조유민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했고, 에반 게상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46분 시몽 아딩그라의 추가골 장면에서도 상대의 개인 기량뿐 아니라 맨마킹 상황이 정돈되지 않은 문제가 드러났다. 후반 17분 마르시알 고도의 실점은 코너킥 상황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결과였고, 후반 48분 윌프리드 싱고의 네 번째 득점도 너무 쉽게 측면을 허용하고 쇄도하는 선수를 정확히 막지 못한 결과였다. 홍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불안했던 조유민, 김문환, 박진섭을 빼고 이한범(미트윌란), 양현준(셀틱), 백승호(버밍엄) 등을 한 번에 투입했지만, 포메이션 자체에서 나오는 흔들림은 계속됐다. 중원이 비고 수비가 헐거워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이번 대패는 월드컵 본선까지 약 8개월 남은 시점에서 홍명보호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얼마나 많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스리백이 이론상으로는 한국 팀의 전력에 맞는 포메이션이지만, 실제 경기에서 운영하는 데 있어 수비 조직력, 중원 안정성, 측면 방어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이번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월드컵 본선 대비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