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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선수 오태곤, 2년 연속 개막전 역전극 주인공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28일 2026 시즌 개막전에서 2년 연속으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백업 선수 신분에서 7회 대타 적시타와 9회 추격 적시타로 팀의 7-6 역전승을 이끌었으며, 현재 주장 완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개막전 징크스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2년 연속으로 개막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개막전에서 SSG는 KIA 타이거스를 상대로 9회에만 4점을 올리며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냈고, 이 경기의 중심에는 주전이 아닌 백업 자원이자 현재 주장 완장을 찬 오태곤이 있었다. 올 시즌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어깨 부상으로 예상치 못한 주장직을 맡게 된 오태곤은 벤치에서의 우려를 현장에서 활약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 초반 SSG는 KIA의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을 공략하지 못하며 6회까지 0-5로 끌려갔다. 하지만 7회말 팀의 반격이 시작됐다. 김재환의 볼넷에 이어 고명준과 최지훈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SSG는 조형우의 2루수 땅볼을 통해 2점을 먼저 만회했다. 2사 2루의 상황에서 이숭용 감독은 정준재 타석을 앞두고 오태곤의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태곤은 상대 투수 성영탁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정확히 포착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는 9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중요한 한 타였다.

9회말 SSG가 3-6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오태곤이 나섰다. 1사 2,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KIA 투수 정해영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작렬했다. 이 안타로 주자 둘이 홈으로 들어오며 SSG는 5-6까지 추격했다. 이후 박성한의 볼넷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전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었고, 최정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에 힘입어 결승점을 뽑아냈다. SSG의 극적인 역전승은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올 시즌은 오태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25시즌 개막전에서도 그는 8회 대타로 출전해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SSG의 6-5 승리를 견인한 바 있다. 2년 연속 개막전에서 극적인 활약을 펼친 것이다. 경기 후 오태곤은 "우리 팀이 랜더스로 바뀌고 나서 개막전을 모두 이겼다. 벤치에서 '내가 주장을 할 때 징크스가 깨지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했다"며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는 2021년 개막전이 우천 취소되고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백업 선수로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오태곤은 현실적인 고민도 터놓았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에게 쉽지 않은 것이라고 죽는 소리를 많이 한다"며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타 출전 시에도 "몸이 굳지 않도록 계속 움직이고 분석하는 수 밖에 없다"며 "사실 나도 임팩트가 있어서 그렇지 타율이 좋은 것은 아니다. 운이 따라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이숭용 감독과의 관계도 재미있게 풀어냈다. 오태곤은 "감독님과도 농담으로 티격태격한다"며 "가끔 주전으로 내보내달라고 하는데, 감독님이 단호하게 '안 돼'라고 하신다. 계속 이야기해도 '그래도 안 돼'라고 하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오태곤에게 예상치 못한 책임이 주어진 시기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었던 김광현이 어깨 수술을 받아 최소 6개월 이상 결장하게 되면서 오태곤이 급작스럽게 주장 완장을 맡게 된 것이다. 오태곤은 "(김)광현이 형이 무척 미안해했다"며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활을 잘하고 돌아와서 다시 주장으로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만 맡아놓고 있겠다"며 김광현의 무사 복귀를 바랐다. 백업으로서의 위치에서 예상치 못한 주장직까지 맡게 된 오태곤은 개막전이라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