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773명 택배기사 세금 탈루 적발, 무자격 대행인의 977억 규모 부정행위

울산의 한 세무서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분신 사건과 관련해 세무 자격이 없는 대행인이 773명의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977억 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대규모 탈세 조직이 적발됐다. 택배기사들은 불법성을 알면서도 부당한 공제를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시스템을 이용했으며, 국세청은 무관용 원칙으로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

울산의 한 세무서 앞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분신 사건의 배경에 대규모 세금 탈루 조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무 자격이 없는 무자격 대행인이 전국의 택배기사 773명을 관리하면서 977억 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국세청과 북부경찰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탈세를 넘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부정행위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26일 오전 동울산세무서 청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 산하 노동조합 지회장 A 씨(49)는 세무 대행업자 B 씨의 부정행위로 인해 1인당 1억 원에 가까운 추징금을 통보받은 상황이었다. 국세청이 부과한 미납 세금과 성실납부 위반 가산세 등 과도한 세금 부담에 직면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 씨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의식 회복 후 진술 확보를 통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B 씨의 부정행위는 2020년부터 5년간 지속돼 왔다. 세무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은 있었으나 정식 세무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B 씨는 전국 주유소와 정비소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해 허위로 공제세액을 부풀렸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체계적으로 탈루했으며, 그 규모는 9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 씨가 발행한 허위 세금계산서로 인해 피해를 본 택배기사는 773명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지인 소개를 통해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었다.

더욱 주목할 점은 택배기사들이 이 같은 부정행위의 불법성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B 씨는 A 씨를 포함한 택배기사들에게 여러 차례 "불법이며, 사후에는 세금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통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배기사들은 자신의 홈택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B 씨에게 맡기고 세금 신고를 의뢰했다. 이는 택배기사들이 불법성을 알면서도 부당한 공제를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행 시스템을 이용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B 씨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국세청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택배기사들이 부당하게 공제를 받기 위해 대리인에게 세금 신고를 위임한 것으로, 탈세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택배기사들의 선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다. 국세청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조직적인 탈세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억제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얼마나 쉽게 불법 행위에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세청의 강경한 집행 기조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불법성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세금 부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세금 부담 문제와 세무 당국의 집행 방식 사이의 괴리를 드러내는 사례로 보고 있으며, 향후 세무 정책 개선과 자영업자 보호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