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문화·연예

피아니스트 한상일, 20년 전 금호아트홀 실황 음반 발매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2006년 금호아트홀에서의 실황 공연을 담은 음반을 20년 만에 디지털로 발매했다. 이 음반은 현재 폐장한 금호아트홀의 음향을 기록한 문화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휘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젊은 시절의 귀중한 연주를 담은 실황 음반을 공개했다. 아시아 퍼시픽 피아니스트 협회(PAPA)는 한상일이 2006년 금호 영아티스트 시리즈 리사이틀로 선보였던 공연의 실황 음반이 지난 11일 음악 레이블 하모니아를 통해 디지털 전용으로 발매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음반 발매는 단순한 과거 공연의 기록을 넘어 현재는 사라진 문화공간의 음향을 추억하게 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은 피아니스트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는 난곡들로 구성됐다.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와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가 수록된 이 앨범은 고도의 기교와 섬세한 표현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작품들을 담고 있다. 당시 22세였던 한상일은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면서도 명확한 색채감과 집중된 에너지로 두 곡을 완성도 있게 연주했으며, 이러한 연주의 생생함이 라이브 레코딩으로 고스란히 보존됐다.

이 음반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사라진 문화공간 금호아트홀의 음향 유산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했던 금호아트홀은 390석 규모의 중규모 공연장으로 2000년에 완공된 후 19년간 클래식 음악의 요람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9년 문을 닫으면서 많은 음악인들에게 추억의 공간이 됐고, 현재는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내의 금호아트홀 연세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이번 음반은 더 이상 접할 수 없는 그 공간의 깊고 밀도 있는 울림을 영구히 보존한 문화적 자산이 되었다.

한상일은 이번 음반 발매에 대해 개인적인 소회를 드러냈다. 그는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던 무대였다"면서 "20년 전의 연주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20대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리마스터링을 거쳐 디지털 음반으로 발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은 과거의 연주를 단순히 추억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음악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현재 한상일은 PAPA 협회장으로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피아니스트들 간의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지휘자로 데뷔하며 음악 활동의 영역을 확장했다.

음악 평론가 류태형은 이 음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스튜디오에서의 편집이 아니라 라이브 레코딩이란 점에서 특별한 기록"이라며 "사라진 금호아트홀의 음향을 추억하게 하는 동시에 젊은 날 한상일의 패기와 열정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반"이라고 평했다. 이는 단순한 음악 기록을 넘어 한 시대의 음악 문화와 공간을 증거하는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평가다. 이번 음반 발매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과거의 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모범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