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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한국 소설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소설이 이 권위 있는 미국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협회 역사상 번역서가 소설 부문을 수상한 것은 51년 만에 세 번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어판이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이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영어권 번역문학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미국 문단에서 한국 소설이 주요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1975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 소설, 논픽션, 전기, 번역 등 6개 부문에 걸쳐 상을 수여해오고 있다.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으로 꼽히는 이 상에서 한강의 작품이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는 것은 한국 문학이 미국 주류 문단의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협회의 번역 부문이 아닌 소설 부문 수상작 중 번역서가 상을 받은 것은 51년 역사상 단 세 번뿐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는 더욱 크다.

선정 위원회 의장인 헤더 스콧 파팅턴은 "제주 학살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의 창조와 진실에 대한 성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는 심사평을 제시했다. 이러한 평가는 한강의 작품이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기록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탐구와 예술적 완성도를 갖춘 문학작품임을 인정한 것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출간된 소설로, 제주 4·3 사건의 상처를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면서 그 어머니의 시선에서 학살 사건의 상처를 마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한강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상을 수상하며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프랑스에서는 2023년 'Impossibles adieux(불가능한 작별)'으로 출간되어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최돈미 시인이 번역해 2023년 현지 출간된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이 2024년 번역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소설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처음이다. 이는 한국 문학, 특히 소설이 미국 문단에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한강은 수상 소식에 대해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그의 문학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을 잘 드러내며, 역사적 트라우마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애를 놓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강의 지속적인 국제적 인정은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이 국제 문단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