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9조 매도 압박 속 개인투자자 저가 매수로 코스피 5400선 사수
27일 코스피는 중동 전쟁 불확실성과 구글 터보퀀트 우려로 개장 초반 4.4%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5438.98에 마감하며 5400선을 사수했다. 외국인은 3.9조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과 기관의 매수가 지수 방어를 주도했다.

27일 코스피는 중동 전쟁의 지정학적 불안과 구글의 터보퀀트 논란, 미국 금리 급등 등 악재들로 개장 초반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힘입어 5400선을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1.59포인트(0.40%) 하락한 5438.98에 장을 마감했는데, 개장 초반에는 4.40%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하며 5300선까지 내려갔다가 오후 들어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8881억원을 순매도하는 강한 매도 압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큰 낙폭을 벗어난 것은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 심리 덕분이었다.
이날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요 악재는 미국 기술주 시장의 약세였다. 구글의 인공지능 모델인 터보퀀트 발표 이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9% 하락했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같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각각 7.0%, 11.0%의 급락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글로벌 기술주 약세는 국내 증시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약세를 보이게 된 배경이 되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전쟁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급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 관련 악재가 단기적 조정에 불과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제본스의 역설을 언급하며 "기술의 진보로 자원 효율성이 증가하면 사용 비용 하락이 전체 수요를 증가시키면서 오히려 자원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1월 딥시크 사태 당시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 후 빠르게 낙폭을 회복했던 사례가 있다. 이는 시장이 기술 발전에 따른 장기적 수요 증가를 결국 인식하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투자자별 매매 현황을 보면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저가 매수가 지수 방어의 핵심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2조713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투자자도 777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3조8881억원을 순매도해 강한 매도 압박을 가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 사태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가 격상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은 이미 상당부분 국내 증시를 내다판 것으로 해석된다"며 "외국인들의 기계적 비중 조절과 차익실현 유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외국인 매도가 단순 손절매나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업종별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았다. 전기·가스 산업이 4.16% 하락했고, 유통(-1.74%), 기계·장비(-1.90%), 금속(-1.63%)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섬유·의류(1.90%), 제약(1.24%), 건설(0.16%) 등은 상승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22%), SK하이닉스(-1.18%), SK스퀘어(-2.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8%), 두산에너빌리티(-2.78%) 등이 약세를 보였으나, 현대차(1.02%), LG에너지솔루션(2.60%), 삼성바이오로직스(1.32%), 기아(0.71%) 등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4.87포인트(0.43%) 상승한 1141.51에 장을 마감해 코스피와는 다르게 양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700억원, 기관투자자는 507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232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삼천당제약만 4.06% 하락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HLB(6.71%), 코오롱티슈진(6.01%), 리가켐바이오(3.39%) 등이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값이 전일 대비 1.9원 오른 1508.9원에 마감해 원화 약세 추세가 지속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