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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전기요금 당분간 현 수준 유지"...인상 필요성은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에너지 위기로 인한 가계 부담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전력의 206조원 부채 등 재무 악화를 우려하며 향후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 임시방편적 결정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 "전기요금 당분간 현 수준 유지"...인상 필요성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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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요금을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당분간 미루겠다는 취지다. 다만 대통령은 한국전력의 악화되는 재무 상태를 언급하며 향후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한전은 이날 올해 2분기(4~6월) 연료비조정요금을 1분기와 동일하게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기존의 일관된 입장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과정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지난해 8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전기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다수 차례 언급하며 국민의 이해를 구하려 했던 만큼, 이번 유지 결정은 현재의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현재의 전기요금 동결 결정 배경에는 중동 지역 미국·이란 간 긴장 고조로 인한 유가 급등이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고 있고, 이는 국민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인상할 경우 서민층의 경제적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고 명확히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동시에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대통령은 "전기요금을 이대로 계속 유지할 경우 한전의 적자폭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전기요금을 통제하지 않고 묶어두면 전기 사용이 오히려 계속 늘어나거나 유류 대신 전기를 쓰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하며 "한전의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의 요금 동결이 임시방편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추후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전력의 재무 상황은 실제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206조원에 달하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국제 원재료 가격 폭등 시기 정부는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용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대신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했지만, 이는 한전의 재무 악화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기 사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각별히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한 것은 수요 측면의 절감을 통해 한전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결국 현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은 단기적 가계 부담 완화와 장기적 에너지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당분간 전기요금을 동결하되, 국민의 자발적 절전 협조를 통해 한전의 손실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신호를 통한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려는 복합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국제 에너지 가격이 언제까지 고수준을 유지할지, 그리고 한전의 재무 상황이 어느 수준까지 악화될지에 따라 정부의 정책 방향이 변경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