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살해 혐의 김동환, 검찰 송치 과정서도 '정당한 응징' 주장
항공사 기장 살해 혐의로 구속된 김동환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신의 응징'이라며 정당화했다.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들을 추적한 계획적 범행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은 신상정보공개 조치를 취했다.
항공사 기장 살해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동환(49)이 검찰로 넘겨지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계속했다. 2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김동환은 이날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검찰로 구속 송치됐으며,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범행을 '응징'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짙은 회색 티셔츠에 수염을 기른 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김동환은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호송 차량으로 향했다. 보상금 소송 문제로 살인을 저질러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악랄한 기득권이 한 인생을, 개인의 인생을 파멸시켜도 된다는 '휴브리스'"라며 "미친 '네메시스', 천벌을 받은 것이다"라고 답했다. 휴브리스(Hubris)와 네메시스(Nemesis)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 나오는 용어로, 휴브리스는 '인간의 오만', 네메시스는 '신의 응징'을 각각 의미한다. 김동환이 자신의 범행을 신이 내린 벌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김동환은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그는 범행 하루 전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B씨를 덮쳐 살해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뒤 도주했다. A씨를 살해한 직후에는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의 또 다른 전 동료 C씨의 주거지를 찾았으나 실패했고, 이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약 14시간 만인 17일 오후 8시께 경찰에 검거됐다.
수사 결과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직장 동료였던 기장들에게 앙심을 품고 수개월 전부터 이들을 미행하며 주거지를 파악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택배기사로 위장해 접근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단순한 충동범죄가 아닌 조직적이고 계획된 범행임을 시사한다.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에서는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개월에 걸친 사전 계획과 피해자에 대한 집착적 추적, 그리고 검거 후에도 범행을 정당화하려는 태도는 심각한 범죄 심리를 드러낸다.
경찰은 지난 24일 신상정보공개 심의를 거쳐 김동환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는 중대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 결정으로, 사회 안전을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현재 김동환은 검찰에 송치되어 추가 수사와 재판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