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사, 국회 방문·유튜브 출연으로 한국 내 외교전 강화
이란 주한대사가 국회 방문과 유튜브 출연을 통해 한국 내 외교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입지를 활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국회 방문과 유튜브 채널 출연 등을 통해 한국 내 외교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찾은 쿠제치 대사는 여야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자국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한국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 확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란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각도의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쿠제치 대사는 국회 방문에서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한국 국민의 안전과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선박의 안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대사는 "전쟁 초기부터 이란 내 한국인 대피 문제에 적극 조치해 왔으며, 한국인들을 손님으로 생각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나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또한 현재의 전쟁 상황이 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제사회의 평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의원들에게 이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향후 한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쿠제치 대사는 지난 23일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더욱 광범위한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이란의 입장을 홍보했다. 대사는 이 방송에서 "미국이 핵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격을 결정했으며, 근거 없는 명분으로 이란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공격을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적대적인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튜브라는 대중적 매체를 활용한 이 같은 활동은 전통적인 외교 채널뿐 아니라 국내 여론 형성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려는 이란의 전략적 노력을 반영한다.
한편 한국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 속에서도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국가가 이란에서 철수한 상황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대사관을 유지하면서 중동 각국과 전화외교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최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접촉에 이어 오만과 쿠웨이트 외무장관과도 연속적으로 접촉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한국 정부에 전략적 외교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혁 한국외대 교수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 이란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며 "이러한 외교적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중동 지역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미묘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양측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외교 활동이 향후 한반도 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