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13개 개혁과제 확정…조합장 회장 출마 시 사퇴 의무화
농협개혁위원회가 신뢰 회복과 투명 경영을 위한 13개 개혁 과제를 확정했다. 현직 조합장의 중앙회장 출마 시 사퇴 의무화, 독립이사제 도입,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등이 주요 내용으로, 즉시 실행 가능한 과제는 바로 착수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4월 초까지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농협개혁위원회가 신뢰 회복과 투명 경영을 위한 13개 개혁 과제를 최종 확정하고 공식 로드맵을 제시했다.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발표된 권고문의 핵심은 현직 조합장의 중앙회장 출마 시 직을 내려놓도록 강제하고,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을 즉시 적용하는 등 내부 통제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데 있다. 이는 농협의 오랫동안 지적되어온 투명성 부족과 이사회 기능 약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선거 문화 개선이 개혁안의 주요 축을 이룬다. 앞으로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후보자 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도입되어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를 정착시킬 예정이다.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직을 내려놓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기존의 현직 우위 관행을 깨뜨리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후보자에 대한 '조합장 추천제'를 폐지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불법 선거 근절을 위해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중앙회장 선출 방식(조합장 직선제 유지 대 이사회 호선제 전환)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론 없이 부대의견으로만 남겼다.
경영 감시 체계는 구조적인 대수술에 들어간다. 이사회가 실질적인 감독 기구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독립이사제'를 도입하고, 독립이사의 비중을 전체 이사의 3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개별 독립이사에게는 내부통제 안건을 직접 상정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을 부여해 이사회의 실질적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추가로 외부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신설하여 조직 전체의 윤리경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 강화는 이번 권고안 채택 시점부터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
조직 효율화를 통한 구조 개편도 추진된다. 중앙회와 경제지주로 나뉘어 있던 지도·지원 기능을 중앙회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경제지주 지역본부를 폐쇄하고 해당 기능을 중앙회 지역본부로 이관하는 구조 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회원조합 지원자금 운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과평가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농협 내부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회원조합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이번 권고안 중 즉시 실행 가능한 7개 과제는 바로 착수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6개 과제는 정부 및 국회와 협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오는 4월 초까지는 과제별 실행 로드맵과 이행 성과에 대한 단계별 점검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광범 개혁위원장은 "이번 권고안은 농협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 이번 개혁안을 통해 오랫동안 제기되어온 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회원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