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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무허가주택 멸실돼도 재개발 조합원 지위 유지된다

법원이 재개발 사업 구역 내 무허가주택이 화재로 멸실된 경우에도 소유자의 조합원 지위와 분양권이 유지된다고 판결했다. 불의의 사고로 인한 건축물 멸실은 조합 정관에서 정한 자격 상실 사유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개발 사업 구역 내에서 무허가주택이 화재 같은 불의의 사고로 멸실되더라도 소유자의 조합원 지위는 유지되며 분양권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무허가주택 소유자들이 재개발 과정에서 불가항력적 사고로 인한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례로, 도시재개발에 참여하는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들에게 중요한 법적 보호를 제공한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르면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재개발 조합의 조합원으로 인정되고 분양대상자가 될 수 있다. 조합의 정관에서는 무허가건축물 소유자가 무허가건물확인원 등의 증명 자료를 통해 자신의 소유권을 입증하고 구청장의 확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특정 조합원으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조합이 정관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는 조합원 자격 관련 사항의 일부이다.

이번 판결의 배경이 된 사건은 경기도의 한 재개발 조합 사업구역 내에서 발생했다. K씨는 해당 재개발 조합의 사업구역 내 무허가주택을 매수했으나,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자신이 소유한 무허가주택의 일부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시청에서 해당 건물을 임의로 철거하면서 건물은 완전히 없어졌다. 조합은 K씨에게 분양신청을 할 것을 통지했고, K씨는 분양신청을 마쳤다. 그러나 조합은 K씨의 무허가주택이 화재로 소실되었다는 이유로 K씨를 조합원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과정에서 K씨를 분양대상자에 포함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K씨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다. K씨의 주장은 무허가주택이 불의의 사고로 멸실된 것일 뿐이며, 이는 조합의 정관에서 정한 조합원 자격 상실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심 법원은 K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조합원 자격 및 제명·탈퇴·교체에 관한 사항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조합의 정관을 검토한 결과 조합원이 건축물의 소유권이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등을 양도했을 때나 분양신청 기한 내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을 때만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K씨의 무허가주택 멸실은 이러한 자격 상실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조합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K씨의 조합원 자격이 상실될 만한 사유가 있거나 이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개발 조합이 항소했지만 2심 법원도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2심 법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조합 정관에 의해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지 않았다면 조합설립인가 당시의 건축물 소유자는 그 이후 건축물이 멸실되더라도 무권리자로 취급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한 권리의 포기 등과 같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일정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불가항력적 사고로 인한 건축물 멸실이 조합원의 법적 지위를 침해할 수 없다는 명확한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노후화된 무허가주택 소유자들에게 실질적인 법적 보호를 제공한다. 노후화된 무허가주택은 관리가 어려워 화재 등의 사고로 멸실될 위험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판결에 따르면 우연한 사고로 무허가주택이 멸실되더라도 법과 조합 정관에서 정한 조합원 자격 상실 사유가 아니라면 조합원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 따라서 화재나 기타 불의의 사고로 건축물이 없어진 경우에도 소유자는 재개발사업과 관련된 일정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며, 향후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재개발 과정에서 무허가주택 소유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판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