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후 정부-노동계 첫 공식 협의체, 돌봄 분야 처우 개선 논의
정부가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돌봄 분야 노동자와의 첫 공식 협의체를 구성했다. 민주노총은 정부 부처의 준비 미비를 이유로 직접 교섭 대신 협의체에 응하되, 향후 교섭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가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돌봄 분야 노동자들과의 첫 공식 협의체를 구성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돌봄 분야 노·정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켜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제도 개선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이후 노동계와 정부가 마련한 첫 공식적인 협의 채널로,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민주노총 돌봄 공동교섭단은 지난 10일 노란봉투법 시행과 동시에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 등 3개 부처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돌봄 노동자들은 정부가 위탁한 기관에서 공공 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경우 '진짜 사장'이 정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공공 부문 돌봄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근로조건 결정권을 행사하는 정부 부처와 직접 교섭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노인,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돌봄 분야 종사자들은 장시간 근로와 저임금 문제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번 요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초기 입장에서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이 장관이나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행정해석을 내놨다. 노동부는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서 정해진 근로조건 등은 공공 정책의 결과로써 본질적으로 개별 노사 간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정부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졌다. 노동부는 법적 검토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 사용자성이 인정될 시 교섭에 임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는 정부가 법 시행의 현실적 영향을 고려하면서 노동계와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기 위해 면밀한 법적 검토를 병행하면서 노동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한 만큼, 정부는 돌봄 분야 노정 협의체를 통해 상생의 기틀을 마련하려고 노력 중이다. 협의체는 노동계, 관계부처 과장급 실무진으로 구성되어 돌봄 노동자 관련 다양한 의제에 대해 정책적 지원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돌봄 분야 종사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정부와 노동계가 공감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틔우게 된 것이다.
노동계가 직접 교섭 요구 대신 노정협의체에 응한 배경에는 정부의 준비 미비가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시 각 정부 부처가 교섭에 응하게 되는데 현재는 준비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노동계는 노정협의체 참여와 병행하여 교섭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협의 안건에 노정 교섭을 어떻게 할지 방안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했다"며 "대안을 함께 찾아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 입장에서도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대통령이 연일 '모범적 사용자'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노동계와의 대립이 격화되는 것은 정부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노정협의체 발족은 이러한 정부의 고민에서 비롯된 현실적 대응으로 평가되며, 향후 돌봄 분야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어느 수준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