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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국 적대국 공인' 선언, 한반도 긴장 고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식 지정하고 핵 무력 사용 가능성을 암시했다. 북중러 연대 강화 속에서 더욱 강경해진 북한의 입장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군사적 대비와 평화 공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지도부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식 지정하며 한반도 정세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의사당에서 개최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극도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위협했으며,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연설은 북한이 기존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한층 더 강화된 형태로 재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적대 세력들의 온갖 반공화국 도발 책동을 짓부숴버리기 위한 대적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핵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며, 한반도 상황의 불확실성을 크게 높이는 발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중러 연대를 복원한 이후 북한의 태도가 눈에 띄게 강경해진 점이 주목된다. 북한은 국제적 고립 속에서도 강대국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더욱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렇게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 배경에는 남북 체제 경쟁에서의 패배감이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격차가 심화되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심해지면서 북한은 더 이상 '하나의 조선'이라는 통일 정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적대적 두 국가론'은 현 정권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김 위원장은 이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는데, 이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시점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그는 '핵무기 고도화가 옳았다'는 점을 장황하게 주장하며, 이란과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이 핵 포기 후 체제 붕괴를 맞이한 사례를 교훈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대남 적대 기조로 인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가 최근 남북 보건의료 협력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조달청에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의 극도로 강경한 입장 표현은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대북 압박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군사적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자강에 힘쓰면서 '안정과 공존'의 원칙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 정부가 고려 중인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 결정은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이며, 이 부분에서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과거 북한 인권결의안 과정에서 발을 뺐을 때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인권 선진국'을 자임하는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만 추락했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도 국제사회의 여론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인권 문제에서의 일관된 원칙 유지는 장기적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대북 신뢰 조치와 인권 외교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균형 잡힌 대북 정책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