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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놓고 미국·이란 팽팽한 대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제권을 전쟁 종료의 공식 조건으로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 통제 제안을 정면 거부했다. 물밑 협상에서는 핵 문제와 대리전 지원 중단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전략적 가치가 높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서는 양보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놓고 미국·이란 팽팽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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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언급하며 발전소와 인프라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양국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과 이란이 함께 관리하는 공동 통제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란은 이를 전면 거부하고 해협의 완전한 통제권을 전쟁 종료의 공식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스라엘 채널12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의 폐쇄도 함께 요구하고 있으며, 해협을 이란의 실질적 통제 아래에 두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수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이유는 그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70%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이란의 해협 봉쇄 위협은 전 지구적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시도하자 원유를 포함한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내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란과의 조기 종전 협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공동 통제 방안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흥미롭게도 공식 입장과 물밑 협상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널12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미국 측이 파악한 이란의 비공식 협상안은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담고 있다. 이란은 5년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낮추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잔여 원심분리기 사찰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역내 영향력 유지의 주요 수단이었던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협상 카드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핵 문제와 대리전 지원 중단을 놓고 상당한 수준의 타협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논의는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 통제 제안에 강력하게 반박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가짜 뉴스는 금융 시장과 원유 시장을 조작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진전 주장을 직접적으로 부인하는 발언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에서는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강경한 입장을 협상 주도권 확보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간선거 앞두고 에너지 가격 안정을 절실히 원하는 상황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에서 얼마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