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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화재 7건 반복…안전공업 '적신호' 무시한 구조적 허점

대전 안전공업에서 지난 15년간 화재가 7건 발생했으며, 대부분 기름때와 분진이 원인이었다. 소방당국의 매년 반복된 지적에도 회사는 근본적 개선을 하지 않았으며, 자체 점검 항목에는 실제 위험 요소가 빠져 있었다.

15년간 화재 7건 반복…안전공업 '적신호' 무시한 구조적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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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회사에서 지난 15년간 소방당국이 출동한 화재가 무려 7건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화재의 원인이 대부분 기름때와 분진 등 작업환경 문제였으며, 매년 소방 점검에서 같은 결함이 반복적으로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4일 대전소방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7건으로, 이는 같은 규모의 일반 공장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빈도다.

안전공업의 화재 이력을 살펴보면 위험 신호가 명확했다. 2009년 1월에는 천장 덕트 내 기름찌꺼기와 단조기의 고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2012년 4월에는 집진 파이프 내 분진이 단조 작업 중 불티에 착화되면서 불이 났다. 2017년 1월과 2019년 7월에는 마찰열로 인해 집진기 재부 분진에 불이 붙었으며, 2023년에만 두 차례의 화재가 발생했다. 5월에는 집진기 덕트 청소 작업 중 불티가 슬러지에 떨어져 착화됐고, 6월에는 레이저 용접기에서 나온 불티가 집진기를 타고 이동하면서 화재로 번졌다. 2020년 9월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작업공정에서 발생한 기름때와 분진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었던 것이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회사의 자체 점검 체계가 실질적인 위험 요소를 외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안전공업은 작업 공정과 회사 규모상 종합점검과 작동점검 두 가지 자체 점검을 모두 받아야 했으며, 점검 후 결과를 소방당국에 보고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자체 점검의 32개 항목에는 노조와 직원들이 건의했던 절삭유에서 비롯된 기름찌꺼기와 유증기 등 환경개선에 관한 사항이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환풍기나 집진시설 개선의 필요성도 점검항목에서 빠져 있었으며, 이는 자체 점검 자체가 실제 위험요소를 제대로 파악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결국 회사 측은 형식적인 자체 점검을 통과하고 소방당국에 보고하는 것으로 안전 관리 책임을 다한 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의 정기 점검에서도 매년 반복된 적발이 이루어졌으나 근본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종합점검 때는 소화설비 1개소, 경보설비 3개소, 피난구조설비 1개소 등 총 5개소에서 불량이 적발됐고, 작동점검에서는 소화설비 1개소, 경보설비 11개소, 피난구조설비 1개소 등 13개소가 지적됐다. 주요 지적 사항은 옥내소화전 펌프실의 압력 부족, 1층 차동식 감지기 탈락과 불량, 통로유도등 점등 상태 불량, 그리고 공장 1층 가공라인 상당수에서의 연기감지기 불량 등이었다. 2024년에는 종합점검에서 12개소, 작동점검에서 10개소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등 매년 평균 10여 곳에서 불량 사안이 반복적으로 적발되었다. 이는 회사 측이 지적 사항에 대해 임시방편의 조치만 취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 발생한 이번 화재는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으나 직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현재 회사 측의 기름 찌꺼기 관리 및 취급 실태, 집진기의 적정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안전관리 부실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자체 점검 항목이 실제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고, 소방당국의 지적이 반복되어도 근본적 개선이 없으며, 작업환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향후 산업안전 점검 체계의 개선과 함께 기업의 자체 점검 의무를 강화하고, 노동자들의 안전 건의를 실질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