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출직 공직자 잇단 당선무효·제명…지방선거 앞 '비리 파동'
대구 지역 선출직 공직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잇따라 당선무효나 제명 처분을 받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공직자들의 비리 사건이 집중되면서 시민단체들은 해당 지역에 다시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지역에서 선출직 공직자들의 직위 상실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공직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 다양한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당선무효나 제명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해당 지역의 정치 신뢰도를 크게 훼손하는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직위를 상실한 사례는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이다. 윤 청장은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데, 윤 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미신고 계좌를 통해 선거비용을 지출한 혐의로 기소되어 1심과 2심에서 모두 당선무효형인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대법원에서 그 형이 확정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윤 청장이 2023년 12월부터 건강 문제를 이유로 구청에 제대로 출근하지 않은 상태로 최근까지 직무를 방기해온 점이다. 이는 공직자의 책임성 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의회 의원들의 비리 사례도 적지 않다. 정재목 전 대구 남구의원은 음주운전을 한 후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동승자와 자리를 바꾼 혐의로 지난해 7월 의원직에서 제명되었으며, 지난 17일에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구청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배태숙 전 중구의회 의장의 사례는 더욱 심각하다. 배 전 의장은 2022년 차명으로 인쇄 및 판촉물 업체를 설립한 후 구청과 9차례에 걸쳐 1,800여만 원 상당의 일감을 수주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비록 제명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의원직 상실이 최종 확정되었다. 또한 전태선 전 대구시의원도 2024년 3월 선거구민에게 금 한 돈 상당의 열쇠 등을 제공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이들 공직자들이 직위를 상실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선거 과정에서의 법규 위반과 당선 후 직무 수행 과정에서의 비리다. 정치자금법 위반,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혐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도덕성과 청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들이다. 특히 모든 사건의 당사자들이 2022년 같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인물들이라는 점은 특정 정당의 후보 선출 및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정당의 공천 과정과 당내 감시 체계의 문제로까지 확대 해석될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비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부정과 비리로 유죄 판단을 받았거나 유권자의 비난을 받은 인물은 재공천하지 말고, 직을 박탈당한 선거구에서는 후보자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 개인에 대한 책임 추궁을 넘어 해당 정당이 같은 지역에서 다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의견으로, 지역 시민들의 정치 신뢰도 회복을 위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것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지역의 정치권이 이러한 지적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제 후보 공천에 반영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