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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협상으로 극적인 정책 180도 회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책에서 급격한 입장 변화를 보이며 국제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3월 21일 48시간 최후통첩에서 이틀 뒤 협상 진행 발표로 돌변하면서 유가는 급락하고 주식은 급등했으며, 이러한 정책 변화의 패턴은 'TACO'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 이란 협상으로 극적인 정책 180도 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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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둘러싼 정책에서 극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며 국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3월 21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의 최후통첩을 내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이틀 뒤인 3월 23일 이란과의 협상 진행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재집권한 이후 그가 보여온 '본능적 통치'의 패턴을 다시 한 번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 발표 직후 유가는 급락했고 주식시장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정책 전환은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대학교 국제관계학과의 개렛 마틴 교수는 "트럼프는 급격한 방향 전환의 대가였다. 따라서 그의 정책에 일관된 전략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즉흥적 판단인지 판별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복귀 이후 상충되는 중동 정책 발언들을 거듭 해왔으며, 지난 3월 13일에는 중동 분쟁이 자신이 '뼛속으로 느낄 때' 끝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감정적 직관에 기반한 정책 결정 방식이 얼마나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환 패턴은 매우 일관되고 반복적이다. 그는 먼저 상업적, 외교적, 군사적 위협을 국제사회를 놀라게 할 정도로 강하게 제시하고, 이를 최후통첩으로 마무리한다. 그 다음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이란 측으로부터 획기적 양보를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위기가 해결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킨다. 3월 23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서 미국이 이란과 분쟁 종료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한 직후 유가가 급락했다. 북해 브렌트유의 경우 14% 이상 하락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유는 거의 10% 가까이 내려앉았다. 한편 다우지수는 700포인트 상승하는 급등장을 펼쳤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패턴이 너무 자주 반복되자, 금융 시장 전문가들과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이를 조롱하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영국 금융 신문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자 로버트 암스트롱은 2025년 5월 글로벌 관세 부과 위협에서 물러난 사건 이후 이를 'TACO'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TACO는 '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는다)'의 약자로, 트럼프의 극적 정책 발표 이후 시장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를 한 뒤 그가 입장을 바꾸면서 가격이 오를 때 매도해 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까지 의미하게 되었다. 이는 그의 정책 변화가 얼마나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지를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도 그는 그린란드 인수 위협, 미국 중앙은행의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등에서 입장을 바꾼 전례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 전환이 시장을 크게 흔들지만, 실제 합의 내용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3일 멤피스 테네시에서의 연설에서 이란 관리들과의 협상이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그들이 '높이 존경받는' 그리고 '매우 견고한' 인물들이라고 표현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만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란 관리들이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의 발표로 인한 시장의 낙관적 반응을 어느 정도 꺾는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 능력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이란 측의 양보보다는 자신의 비즈니스 본능을 더 강조했다. 그는 "내 인생 전체가 협상이었고, 이란과의 협상도 오래 진행되어 왔다"며 "이번에는 그들이 진지하다"고 말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번에 입장을 바꾼 이유를 여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틴 교수는 시장의 불안정성, 걸프 국가들의 잠재적 압박, 그리고 자신의 매직(Make America Great Again) 정치 운동 내부의 중동 분쟁을 둘러싼 '긴장' 등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갖는 불안정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마틴 교수는 "미국의 동맹국과 적국 모두 이 행정부와의 모든 것이 항상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합의와 약속은 그것이 이루어진 그 순간만큼만 효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제 관계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